어른들의 장난감 핫 아이템 5
장난감을 좋아하는 어른, 이른바 키덜트(kid+ adult)의 존재는 이미 구문이다. 그동안 열심히 ‘내공’과 동호인 수를 늘려온 키덜트들은 이제 소비문화 자체를 좌우하는 주역으로 떠올랐다. 이들이 선호하는 장난감이 갈수록 더욱 다양해지고 ‘고도화’되는 건 당연한 일. 서울 용산 아이파크 몰에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어른 장난감 전문매장 ‘토이앤하비’와 함께 장난감이라고 무시하면 큰코다치는, 요즘 키덜트들의 핫 아이템 5가지를 만나봤다.
①항공촬영도 되는 헬기
전원을 켜면 기체 주변에 반경 30m 정도의 와이파이존이 생겨 기체와 스마트폰 사이의 통신이 가능해진다. 그리고 미리 스마트폰에 받아놓은 조종용 앱을 켜면 준비 완료. 조종도 크게 어렵지 않다. 사용자가 조종간에 손대지 않으면 드론이 자동으로 지면과 수평을 유지하며 한 자리에 떠 있게 하는 기능도 있다.
실시간으로 동영상을 찍어 스마트폰에 무선 전송하는 기능도 갖추고 있어 초보적인 수준의 항공촬영도 가능하다. 유료 조종 앱을 구입하면 스마트폰 화면에 뜬 실제 지형에 가상 폭격도 할 수 있다.
②건축가의 꿈, 레고로 채우다
‘레고 아키텍처’는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과 백악관, 구겐하임미술관, 부르즈 칼리파 등 세계 여러 도시를 대표하는 다양한 건축물을 당신이 직접 만들어볼 수 있게 해 준다. 정교한 건축물의 모습과 디테일은 장난감에 관심이 없는 이들의 시선마저도 단숨에 사로잡을 정도.
③차체의 미묘한 떨림까지 재현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다. 차량의 헤드라이트와 방향표시등 점멸, 시동음과 클랙슨 소리 구현 등 세밀한 추가 기능을 원한다면 49만4000원을 주고 ‘멀티 펑션’을 사야 한다. 멀티 펑션에는 RC카가 움직이거나 정지했을 때 실제 차량과 같은 떨림(바이브레이션)을 느끼게 해주는 기능도 들어 있다.
리모컨으로 조종하는 탱크도 몸값이 좀 착하지 않은 케이스. 비싼 제품은 한 대에 150만 원을 훌쩍 넘는다. 최근 인기 있는 고가의 제품들은 포탑의 회전은 물론이고 포탄을 발사할 때 생기는 차체의 반동까지 그대로 재현해 낸다. 적외선 센서를 장착한 탱크끼리는 워 게임도 할 수 있다.
최근 가장 잘나가는 제품은 유니콘 건담 2호기 ‘밴시’다. 밴시는 지난달 공개된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 유니콘(UC)’ 5화에서 처음 등장한 캐릭터다. 밴시의 프라모델은 반다이의 관행에 따라 애니메이션 공개 두 달 전인 3월에 발매돼 지금까지 수천 세트가 팔려 나갔다. 국내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마스터그레이드(MG·위로부터 두 번째 등급) 제품 가격은 7만1500원이다.
정통 건담의 원조인 ‘퍼스트 건담 RX-78-2’(MG 가격 4만1600원)는 1980년대에 어린 시절을 보낸 30대 이상 고객들이 꾸준히 찾는 모델이다. 반다이의 건담 시리즈는 본드 없이 조립이 가능할 만큼 정교하게 만든 게 특징이다.
⑤재테크로도 인기 높은 피겨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30, 40대 수집가가 적지 않은 이유 중 하나는 피겨가 재테크 수단으로도 유용하기 때문이다. 수작업을 거쳐야 하는 제품 특성상 한정 생산할 수밖에 없고, 따라서 단종된 후 시간이 흐를수록 가격에 프리미엄이 붙는 게 일반적이다.
히스토리킹덤의 한 관계자는 “피겨 구매자 중에는 역사에 대한 이해가 높고 수입이 많은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 고객이 많다”고 설명했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