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수·안정화 선택한 대법원
후보자에는 법원장급 고위 법관 9명과 검찰 고위 간부 3명, 판사 출신 학계 인사 1명이 포함됐다. 여성 법조인은 추천 명단에 없었다. 이에 따라 전수안 대법관이 퇴임하면 박보영 대법관이 유일한 여성 대법관으로 남게 된다. 지역 법관 출신은 2명이 추천됐지만 변호사는 한 명도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평생법관제’ 정착을 위해 법원장을 마친 뒤 법관으로 복귀한 고위 법관 한두 명이 후보에 포함될 것이라던 당초 예상도 빗나갔다. 이 때문에 법원이 외형적 다양화보다는 보수·안정화의 길을 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대희 대법관의 후임으로 거론되는 검찰 몫 대법관 후보로는 안창호 서울고검장(55·23회), 김홍일 부산고검장(56·24회), 김병화 인천지검장(57·25회)이 추천됐다. 당초 유력한 대법관 후보로 거론되던 길태기 법무부 차관(54·25회)은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계에선 윤진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57·18회)가 홀로 추천을 받았다. 윤 교수는 1995년 수원지법 부장판사를 끝으로 학계에 진출해 민법 및 가족법 분야에서 뛰어난 연구 성과를 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지역법관 비서울대 학계 인사 임명되나
이번 인사에서 대법원이 얼마나 다양성을 갖출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법원은 조무제 전 대법관이 2004년 8월 퇴임한 뒤 8년 만에 지역법관 출신을 대법관에 임명제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대법관 후보로 추천된 법원장 가운데 김신 울산지법원장과 김창종 대구지법원장은 각각 PK(부산 경남), TK(대구 경북)지역에서만 법관 생활을 하며 신망을 쌓았다. 특히 소아마비를 앓고 있는 김신 법원장은 장애인과 소수자 보호에 앞장서 대법관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된다. 정통파 엘리트 법관 가운데는 고영한 법원행정처 차장이 한발 앞서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관의 인적 다양성을 위해 비서울대 출신도 임명 제청될 것으로 알려졌다. 김창석 법원도서관장(고려대), 강영호 서울서부지법원장(성균관대), 김창종 대구지법원장(경북대), 김홍일 부산고검장(충남대) 등 4명은 모두 비서울대 출신이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