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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민주당 주사파’ 본색 드러낸 임수경 막말

입력 | 2012-06-04 03:00:00


임수경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의원이 한 탈북자 출신 대학생과 시비가 붙어 “근본도, 개념도 없는 탈북자 ××들이 굴러 와서 대한민국 국회의원에게 개겨?” “너 하태경(새누리당 의원) 하고 북한 인권인지 뭔지 하는 이상한 짓을 하고 있다지. 그 변절자 ××, 내 손으로 죽여 버릴 거야” 등 험한 말을 내뱉었다. 임 의원은 파장이 커지자 사과했다. 그러나 탈북자들과 북한 인권 운동을 두루 칭해 변절이나 이상한 짓으로 여기는 그의 사고방식이 해명된 것은 아니다. 그가 여전히 주사파의 이념에 사로잡혀 있는 게 아닌지 의심이 든다.

임 의원은 1989년 6월 평양 세계청년학생축전에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대표 자격으로 참가했다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3년 5개월을 복역했다. 그는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로 선정됐을 당시부터 민주당 내에서조차 “임종석 전 사무총장의 아바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임 전 사무총장은 1989년 주사파가 장악한 전대협의 의장으로 임 의원의 방북을 기획, 실행했다. 임 의원이 방북 당시 다녔던 한국외국어대 용인캠퍼스는 통합진보당 주사파의 산실(産室)로 이석기 의원 등 경기동부연합의 주력이 졸업했다. 임 의원과 17대 의원을 지낸 임 전 사무총장은 김대중 대통령 집권 당시인 1999년 복권됐지만 둘 다 공개적으로 전향을 선언한 적이 없다.

임 의원은 운동권에서는 ‘통일의 꽃’으로 칭송받았지만 결과적으로 그의 방북은 동유럽에서 공산주의가 무너져가던 시기에 북한 체제를 연명시키는 데 이용됐다. 그도 1990년대 북한 주민이 숱하게 굶어죽고 탈북 행렬이 줄을 잇는 북한 체제의 실상을 듣고 보았을 것이다. 목숨을 걸고 자유를 찾아온 탈북자들과, 북한의 실상을 보고 북한 인권 운동가로 돌아선 전향자들을 비하한 것은 주사파의 본색을 부지불식간에 드러낸 것이 아닐까.

정치권 내 주사파 종북세력을 통진당만의 문제로 국한하는 것은 협소한 시각이다. 김경재 전 민주당 의원은 2010년 “민주당에 주사파 세력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북한 지하당 ‘왕재산’을 조직하고 활동을 주도한 혐의로 민주당 출신 국회의장의 보좌관이 구속됐다. 하태경 의원은 ‘왕재산’ 사건 이후 “과거에 주사파 386들이 정치권에 진출할 때 민주노동당(통진당의 전신)에 많이 들어갔지만 민주당에도 적지 않게 들어갔다”고 말한 적이 있다. 차제에 민주당 내 주사파 종북세력의 실체를 검증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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