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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사자기 고교야구]10년 도전 금빛 결실… 북일 ‘황금사자’ 되찾다

입력 | 2012-06-04 03:00:00

결승서 장충고 4대2 제압
5년만에 ‘리턴매치’ 설욕




승자와 패자 누가 승리와 패배가 종이 한 장 차이라고 했던가. 3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제66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전반기 왕중왕전 결승전에서 장충고의 마지막 타자 원혁재(앞 오른쪽)가 북일고 투수 윤형배에게 삼진을 당하며 우승을 내준 뒤 고개를 숙이고 자책하고 있다. 마운드 주변에 모여 기쁨을 나누는 북일고 선수들과 원혁재의 모습이 극명하게 대비된다. 창원=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1977년 창단한 북일고는 지난해까지 전국 대회 우승만 23번 차지한 야구 명문이다. 김태균(한화)과 고원준(롯데), 유원상(LG) 등 수많은 스타플레이어를 배출했다.

하지만 유독 황금사자기와는 인연이 없었다. 1990년대까지는 결승전 무대도 밟지 못했다. 2002년 창단 후 처음으로 황금사자기를 들어올리는 데 성공했지만 그 후 3차례(2003, 2007, 2009년)나 준우승에 그쳤다.

2009년부터 지휘봉을 잡은 이정훈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내 손으로 꼭 다시 한 번 황금사자를 품고 싶다. 준비도 충분히 했다”며 각오를 다졌다. 이 감독은 지난해까지 3년간 전국대회에서 10번 결승전에 진출해 5번 우승했다. 하지만 단일 언론사 주최 고교 야구 대회로는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황금사자기를 차지하지 못한 게 마음의 짐으로 남아 있었다. 이 감독은 부임 첫해 이 대회 결승에서 충암고에 0-3으로 완패한 아픈 기억도 있다.

황금사자에 목말랐던 북일고가 10년 만에 금빛 황금사자의 주인이 됐다. 북일고는 3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제66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전반기 왕중왕전 결승전에서 장충고를 4-2로 꺾고 대회 2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결승전 상대 장충고는 2007년 이 대회 결승에서 북일고에 0-3 완패를 안긴 팀. 북일고는 5년 만에 열린 리턴매치에서 설욕에 성공했다.

이날 양 팀 모두 에이스를 선발로 내세우지 못했다. 북일고 에이스 윤형배는 전날 덕수고와의 경기에서 9이닝을 완투하며 무려 147개의 공을 뿌렸다. 장충고 에이스 조지훈 역시 충암고와의 준결승에서 138개의 공을 던졌다. 이들을 대신해 마운드에 오른 양 팀 제2선발 중 누가 더 오래 버티느냐가 승부의 관건이었다.

북일고에서는 이 역할을 선발 투수 정혁진이 해냈다. 왼손 투수인 정혁진은 7명의 왼손 타자가 포진한 장충고 타선을 맞아 5와 3분의 2이닝을 3안타 2볼넷 2실점(1자책)으로 잘 던졌다. 3-1로 앞선 6회 2사 3루에서 마운드를 이어받은 윤형배는 수비 실책으로 1실점(비자책)을 내줬을 뿐 3과 3분의 1이닝 동안 안타나 볼넷을 1개도 허용하지 않는 완벽한 투구로 승리를 지켰다.

북일고 타선은 1회부터 3회까지 매회 1점씩 뽑아내며 투수들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5번 타자 신승원은 3-2로 앞선 9회초 1사 1, 3루에서 귀중한 희생플라이로 1점을 더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포수 신승원은 수훈상과 타격상(0.533), 최다타점상(10개)을 휩쓸었다. 4경기에 등판해 3승에 평균자책 0.41을 기록한 윤형배는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창원=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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