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우리 경제 키울 최대 ‘윈윈 파트너’… 차이나 머니 뛰놀 큰 판 짜야
우리나라 7개 도시와 중국 30개 도시를 매주 잇는 항공편 수다. 미국과 캐나다를 합친 800편을 뛰어넘는 수치다.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하늘길이 이처럼 북적이게 된 것은 중국인 관광객이 매년 급속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전년보다 23.6% 증가한 220만 명의 중국인이 한국을 찾았다. 국내 백화점들은 춘제(春節·중국의 설)나 국경절 같은 중국의 황금연휴를 준비하는 데 정기세일 못지않은 공을 들인다. 중국인들의 ‘통 큰 씀씀이’는 국내 유통업계에 이미 정평이 나 있다.
중국인의 발길이 어디로 향하느냐에 따라 특정 산업의 세계 판도가 바뀌기도 한다. 2000년대 들어 마카오가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제치고 세계 최대의 ‘카지노 도시’가 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 해에 약 1400만 명의 중국인이 몰려 마카오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4만 달러(2009년 기준)에 이른다.
한국은 중국 경제의 성장 및 중국인 관광객 증가에서 경제적 이익을 볼 수 있는 ‘차이나 효과’ 면에서 마카오 이상의 잠재력을 갖고 있다. 우선 베이징(北京)에서 마카오까지는 네 시간이 걸리지만 베이징에서 서울까지는 두 시간이다. 전자제품 화장품 패션용품 등 쇼핑의 다양성 및 가격경쟁력도 한국이 월등하다. 드라마와 케이팝(K-pop·한국대중가요) 등 한류(韓流) 열풍은 빼놓을 수 없는 자산이다. 초중고교 학생 교류 활성화로 한국을 알고 싶어 하는 중국의 10대를 ‘코리아 키즈(Korea Kids)’로 키울 수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부동산경기 침체와 청년실업 등 한국 경제의 난제를 풀 수 있는 해답이 ‘중국과 중국인’에게 있다고 입을 모은다. 제주 라온프라이빗타운은 한 채에 5억 원이 넘는 초호화 주거형 리조트다. 리조트 회원권을 사면 영주권을 주겠다는 광고에 중국인들이 약 200채를 사들였다.
‘차이나 잡(China Job·중국인 관광객이 유발한 일자리)’을 잘 활용하면 우리나라의 심각한 청년실업난을 완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중국인을 맞는 호텔 음식점 면세점 등 서비스업의 고용효과는 제조업의 두 배다. 지난해 220만 명에 이어 올해는 270만 명의 중국인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관광객 50만 명이 늘면서 생기는 일자리만 2만 개로 추정된다. 올 상반기(1∼6월) 국내 30대 대기업의 대졸 신입사원 채용 규모인 1만6000개보다 많은 일자리다.
동아일보는 한중 수교 20주년을 계기로 중국과 중국인을 신(新)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해 우리나라가 정치 경제 사회 등 각 방면에서 풀어야 할 10가지 과제를 선정해 ‘10대 제언’을 마련했다. 10대 제언 선정에는 중국전문가 15명으로 구성된 자문위원단이 참여했다.
<특별취재팀>
▽팀장
김상수 산업부 차장
▽팀원
정효진 강유현 박창규(산업부)
유재동 김재영 박선희(경제부)
김희균 남윤서(교육복지부)
허진석(문화부) 이정은(정치부)
신광영 기자(사회부)
이헌진 베이징 특파원(국제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