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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수경, 탈북자에 막말 파문]탈북자단체 “林의 조국은 어디냐… 의원직 사퇴하라”

입력 | 2012-06-05 03:00:00

국회 앞에서 ‘임수경 막말’ 규탄 집회… 민주당에 사과 요구




탈북자단체 회원들이 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사당 앞에서 ‘탈북자들을 배신자라고 하는 임수경의 조국은 북조선이냐’라고 쓰여 있는 현수막을 펼치고 임 의원을 규탄하고 있다. 이날 회원들은 임 의원뿐만 아니라 민주통합당 차원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임수경 민주통합당 의원이 탈북자 출신 대학생 백요셉 씨(28)에게 “변절자”라고 하는 등 막말을 한 사실이 알려지자 탈북자 단체들이 일제히 임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북한민주화운동본부와 탈북자동지회, 자유북한방송 등 7개 단체 회원 50여 명은 이날 오후 서울 강서구 가양동 자유북한방송 사무실에서 긴급 모임을 가진 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 의원의 사퇴와 임 의원을 비례대표로 공천한 민주당의 사과를 요구했다. 회원들은 ‘탈북자들을 배신자라고 하는 임수경의 조국은 북조선이냐’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탈북자에 대한 임 씨의 이번 언행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친북주의자인 임 씨가 의원직을 사퇴할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했다.

장세율 북한인민해방전선 대표는 “북한에서 자유를 찾아 내려온 대한민국 국민인 탈북자를 변절자라고 하는 것은 심각한 모욕”이라고 강조했다. 탈북 작가 림일 씨도 “춥고 배고파 북한을 떠난 탈북자들은 대한민국의 서민”이라며 “자신을 뽑아준 국민에게 욕설을 하고 변절자라고 하는 임 씨의 조국은 어디냐”고 물었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김정은 정권은 ‘탈북자의 3족을 멸하겠다’고 하고 남한에서는 변절자라고 하면 탈북자는 어디로 가란 말이냐”고 목청을 높였다. 분위기가 격앙되자 일부 회원은 김정은의 얼굴이 그려진 깃발을 불에 태우기도 했다.

북한인권탈북청년연합과 북한민주화위원회 등 5개 단체 회원들은 이날 오후 영등포동 민주당사 앞에서 항의 시위를 하기도 했다. 회원들은 ‘인간의 존엄과 자유를 찾아 온 게 변절이냐’라고 쓴 팻말을 들고 “탈북자가 변절자라면 임수경은 종북주의자”라며 “이번 사건은 2만4000명의 입국 탈북자와, 중국과 제3국에서 생명의 위협을 안고 사는 10만 탈북자에 대한 모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들은 임 의원에게 △북한의 3대 세습에 대한 생각 △천안함 폭침 사건 등 북한 당국의 행위에 대한 생각 △한미동맹과 북한 노동당에 대한 입장 등을 묻는 공개 질의서를 전해달라며 민주당에 전달했다.

성명과 논평 발표도 잇따랐다. 한국외국어대 NK통일리더십동아리 탈북 대학생들은 이날 성명을 내고 “자진 월북해 김일성에게 허리 굽혀 인사하던 주사파가 탈북자를 변절자라고 하는 것은 얼토당토않으며 어느 나라 국회의원인지 의심하게 한다”고 했다. NK지식인연대는 “막말녀 임수경은 석고대죄하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고, 북한민주화네트워크도 논평을 통해 임 의원의 사퇴를 요구했다. 한국자유총연맹과 바른사회시민회의도 각각 성명을 내 “민주당도 탈북자와 국민에게 즉각 사과하고 후속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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