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희 교수 제공
벽화당 광고(매일신보 1913년 4월 24일)는 지면의 중심에 도장포 사진을 배치한 다음, 사진의 오른쪽에서 아래쪽을 거쳐 왼쪽으로 카피를 둘러싸는 특이한 레이아웃을 썼다. 보디카피는 다음과 같다. “여보게 도장을 어디셔 싸게 잘 색이나(새기나), 경성 종로 벽화당(碧和堂)이지, 갑두(값도) 싼가, 아무렴 염가 호품(好品)은 벽화당이지, (중략) 조각사가 누구신가, 경성에 잇지방(いちばん·으뜸) 되난 김학연 씨라네, (중략) 외방(外方·지방) 주문은 더욱 신속 수응(酬應)한다데. 그러면 달음박질 우편국으로 주문서 붓치러 가겟네. 미나상 사요나라(みなさん さよなら·여러분 안녕히) 갓치 가셰(같이 가세) 나도 가겟네, 나도 가네, 나도 가네.”
도장은 일제강점기를 거쳐 건국 이후 관공서의 필요에 따라 자신을 입증하는 필수도구가 되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인감도장이다. 이 광고에서는 싼값에 좋은 도장을 새길 수 있으며, 지방 주문에도 신속히 응한다는 내용을 강조했다. 요즘 광고에서 카피에 영어를 섞어 쓰듯, 이 광고에서도 일본어를 섞어 쓰고 있다. 다들 같이 가보자며 군중심리를 부추기는 설득 전략이 인상적이다.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