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남미 문화축제’ 기획 및 자문한 안진옥 라틴연구소장
이달 3일까지 서울 청계천 한빛광장과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 등에서 열린 ‘2012 중남미문화축제’를 기획 및 자문한 안진옥 라틴문화교류연구소장(52·사진)은 “식민지와 군부 독재라는 비슷한 아픔을 겪은 한국인이 중남미 문화에서 동질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특히 아픔을 내재하고 응축시킨 한국과 달리 거침없이 밖으로 폭발시킨 이들을 보면서 한국인들은 속이 뻥 뚫리는 듯한 시원함을 느낀다는 설명이다.
다양한 라틴 음악 공연, 사진전, 강연 등이 열린 이번 축제는 전회 매진의 성황을 이뤘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15년간 지내며 박물관학과 예술기획을 공부한 안 소장은 나라마다 조금씩 다른 중남미 문화를 국내에 알리는 데 주력해왔다. 아르헨티나는 유럽적이고 모던한 스타일이고, 브라질과 쿠바는 아프리카 색채가 강하며, 멕시코나 페루, 에콰도르 등은 잉카문명 등 선사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뚜렷하게 드러낸다는 분석이다.
그는 2009년 ‘뚱보 그림’으로 유명한 콜롬비아의 화가 페르난도 보테로(80)의 전시를 기획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당시 보테로는 한국에서 전시를 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고 한다.
“그와 처음 전화 통화를 하면서 제가 스페인어로 막 떠들었더니 ‘한국 어린애가 스페인어를 잘하네’라며 웃더군요. 이후 파리에 있는 작업실에서 만났을 때 그가 직접 칵테일을 만들어주며 ‘일 이야기는 15분만 하자’고 했어요. 흔쾌히 전시를 허락했죠. 이게 중남미 사람들의 매력인 것 같아요. 권위적이지 않고 정이 넘치거든요. 우리와도 잘 통하죠.”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아픔을 폭발시키는 라틴문화 한 많은 한국인이 보면 속 시원’ 기사에서 ‘중남미문화축제를 기획한 안진옥 라틴문화교류연구소장’은 안 소장이 행사 중 일부의 기획을 맡았으므로 ‘중남미문화축제의 기획과 자문에 참여한…’으로 바로잡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