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 ‘업사이클’ 프로젝트
사회적 기업 리블랭크가 수거해 온 폐현수막을 분리하기 위해 펼쳐 보이는 모습(위)과 헌 옷을 재활용해 옷을 디자인하는 모습. 서울시 제공
○ 쓰레기를 현금으로
다소 생소한 업사이클이라는 개념은 해외에서는 이미 하나의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을 정도로 급부상했다. 단순하게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는 게 아니라 폐기물에 디자인 개념을 접목해 인기를 끌고 있는 것. 폐화물용덮개나 폐안전벨트, 폐자전거바퀴고무 등 폐기물을 이용해 가방을 만드는 스위스 업체 ‘프라이타크’는 연 매출이 500억 원에 이를 정도다. 이 밖에도 영국 리폼 브랜드 ‘원어게인’이나 ‘엘비스&크레세’ 등은 세계적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에 서울시가 폐자원을 수급하고 가공, 생산, 판매까지 책임지는 자원은행을 설치해 업사이클 디자인 살리기에 나서기로 했다. 시는 은평구 녹번동 질병관리본부(옛 국립보건원) 건물 한 층을 이용해 자원은행을 설립할 계획이다. 837m²(약 253평) 규모로 조성되는 자원은행은 폐원단, 폐가죽, 폐현수막, 부자재 등을 진열하고 판매하는 공간과 자원 가공장, 교육장 등으로 구성된다.
○ 자원순환형 경제 만드는 디자인
동대문 패션 시장에서 하루에 버려지는 폐원단만 20t에 이르고 있다. 시는 동대문 패션 시장 등에서 연간 5000t가량의 폐원단과 폐현수막 등 폐자원을 수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모은 폐자원은 자원은행을 통해 업사이클 기업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원재료 가공비가 많이 들어 높았던 생산원가를 기존보다 30% 가까이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자활센터와 장애인센터의 인력을 활용해 폐원단을 세탁하고 분해하는 작업을 맡기면 일자리 창출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시는 올해 9월 자원은행을 구축해 내년 2월까지 시범 운영한 뒤 내년 3월부터는 사회적 기업에 운영을 위탁할 계획이다. 올해는 4억8000만 원의 예산으로 자원은행을 운영하고 2015년까지 연 매출 3억7000만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