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미리마트, 서울 25개 區 1546개 편의점 4월 한 달 인기 상품 분석해 보니…
국내 편의점체인 훼미리마트가 서울 시내 25개 구 1546개 점포에서 4월 한 달 동안 판매된 1만4000여 개 상품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인기상품 순위에 지역별 특징이 물씬 묻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무실과 유흥업소가 밀집된 강남구의 경우 숙취해소음료와 신사양말, 건강음료의 판매비율(전체 점포 매출에서 해당 상품군 판매량이 차지하는 비율)이 25개 구 중에서 가장 높았다. 잦은 야근과 회식에 시달리는 직장인들의 비애가 짙게 묻어나는 대목. 숙취해소음료를 찾는 고객이 유독 많다 보니 이 지역 점포에는 별도의 매뉴얼이 적용될 정도다. 다른 대부분의 지역에서 숙취해소음료는 여타 음료들과 함께 일반 냉장고에 두게 돼 있지만, 강남지역에서는 야간시간대에 집중적으로 숙취해소음료를 카운터 쪽에 배치하게 하는 것이다.
용산구와 서대문구는 외국인 고객이 찾을 만한 제품이 많이 팔린다는 공통점이 있으면서도 미묘한 차이도 함께 보여준다. 서대문구에서는 속옷과 화장품, 위생용품 판매가 강세인 반면 용산구에서는 와인, 맥주, 치즈, 애견용품 등의 판매비중이 두드러진다. 훼미리마트 관계자는 “서대문구의 경우 최근 들어 레지던스 등 숙소가 많이 생기며 잠깐 들렀다 가는 외국인이 많이 사는 반면 용산구는 상주인구가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노원구와 관악구는 학생 손님이 많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각기 판매 1위 상품은 달랐다. 같은 식품류여도 노원구 지역은 10대 청소년이 많아 간편한 삼각김밥 판매량이 높았지만 20대 대학생과 고시생이 많은 관악구의 경우 한 끼를 든든하게 채울 수 있는 도시락과 간편 라이스의 매출 비중이 두드러졌다.
이런 특징을 감안해서 훼미리마트는 노원구에서는 군것질거리 1개를 사면 1개를 더 주는 ‘1+1’ 행사를, 관악구에서는 추가 증정 행사보다 ‘할인’ 행사를 자주 열고 있다. 초중고교생들은 주로 친구들과 함께 편의점을 찾기 때문에 ‘1+1’ 행사가 인기 있지만 대학생이나 고시생들은 주로 혼자 찾는 탓에 할인행사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강남구와 영등포구에서는 복권의 인기가 높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하지만 영등포 지역에서는 일확천금을 노리는 ‘로또’가, 강남구에서는 500만 원씩 20년간 수령할 수 있는 ‘연금복권’의 판매 비율이 높았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