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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외국인 바가지 택시요금, 추적후 ‘감동 송금’

입력 | 2012-06-07 03:00:00

■ 지자체 ‘클린 관광’ 온 힘




최근 서울시 관계자들이 서울 중구 명동역 일대에서 화물자동차로 허가받은 뒤 불법으로 택시 영업을 하는 콜밴을 단속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프랑스 미국 스페인 중국은 매년 관광객 5000만 명 이상을 유치하는 세계적인 관광국가다. 한국 역시 지난해 사상 최대인 979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찾아 올해는 관광객 1000만 명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맞춤형 관광정책을 마련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발 벗고 나섰다.

○ 바가지 택시요금 끝까지 추적

지난달 한국을 처음 찾은 싱가포르 관광객 조 탄 씨는 불쾌한 경험을 했다. 밤 12시가 넘도록 서울 동대문 패션타운을 구경한 뒤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호텔로 돌아가기 위해 택시를 잡으려 했다. 한참을 지나도 택시가 잡히지 않아 고생하고 있던 중 검은색 콜밴이 한 대 다가오더니 “미터기로 운행하는 택시니 안심하고 타라”고 했다.

탄 씨는 콜밴에 탄 뒤 2, 3초에 100원씩 올라가는 미터기를 보고 깜짝 놀랐다. 동대문으로 갈 때는 1만5000원을 냈지만 돌아오는 길 미터기에 찍힌 요금은 무려 5만5000원이었다. 이런 법이 어디 있냐고 항의해봤지만 택시 운전사는 손가락으로 미터기만 가리킬 뿐이었다. 탄 씨는 서울에서 택시 바가지요금이 많다는 얘기를 들었던 터라 택시번호를 적어 서울시 e메일로 신고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택시회사를 찾아가 경위를 조사해 부당요금 3만 원을 받아냈다. 탄 씨는 싱가포르로 돌아간 뒤였지만 해외 계좌로 3만 원을 돌려받았다.

서울시는 콜밴 불법영업을 비롯해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바가지 영업하는 택시 신고 전용 e메일 ‘해피라이드’(happyride@seoul.go.kr)를 개설해 3월부터 운영해왔다. 접수된 48건(일본어 39건, 영어 8건, 중국어 1건) 가운데 차량번호 등을 적어 추적이 가능했던 3건은 모두 택시회사로부터 바가지요금을 환불받아 본국으로 돌아간 관광객들에게 돌려줬다. 시는 서울을 찾는 외국인들을 위해 서울관광 홈페이지(visitseoul.net)와 외국인 관광택시 홈페이지(intltaxi.co.kr) 등을 통해 택시 바가지요금을 피하는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백호 서울시 교통정책관은 “올해 외국인 관광택시를 500대까지 늘려 서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불편을 덜어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 러브호텔에 외국인 전용 숙소 만들어

몇 년 전만 해도 경기지역은 잠시 들렀다 가는 관광지였다. 외국인 관광객이 찾아도 마땅히 머물 숙소가 부족했다.

경기도는 ‘러브호텔’을 관광객 전용 숙소로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지난해 11월 모텔이 밀집한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에서 첫 실험이 시작됐다. 모텔 10곳이 참여했다.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곳곳에 안내 및 환영 표어를 붙였다. 출입구와 카운터 조명등 객실 등의 분위기를 밝고 화사하게 바꿨다. 직원들은 기본적인 중국어를 배웠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첫 6개월 동안 1만 명이 넘는 중국 관광객이 모텔에 묵었다. 수원에 이어 이달부터 시흥시 월곶동의 모텔 7곳도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로 했다.

올해 경기도가 첫선을 보인 맞춤형 쿠폰북은 아시아 주요 나라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용인 에버랜드와 한국민속촌, 가평 쁘띠프랑스, 파주 프로방스, 양평 레일바이크, 경기 시티투어 등 도내 10개 관광시설을 적게는 20%, 많게는 30% 이상 할인 받을 수 있는 쿠폰 모음 책자다. 중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등 아시아 국가와 러시아 현지의 항공사 및 한국관광공사 지사에서 나눠주고 있어 관광객의 호응을 얻고 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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