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은 지난달 3번째 대통령 임기를 시작했다. 2000년부터 8년간 재임한 뒤 3선 연임 금지에 묶여 총리로 물러났다 4년 만에 대통령으로 복귀했다. 이번에는 개헌으로 임기가 6년으로 늘었다. 그가 2018년 재선에 다시 성공한다면 2024년까지 대통령으로 군림한다. ‘현대판 차르’라는 별명이 붙을 만한 권력욕이다. 미국에서는 올해 11월 대선이 실시되고 중국에서도 연말에 5세대 지도부가 들어선다. 푸틴은 탄탄한 국내 입지를 바탕 삼아 국제사회에서 더 큰 목소리를 내려 할 듯하다.
▷푸틴은 베이징 방문 전날 런민(人民)일보에 기고한 글에서 “어떠한 국제적 과제도 중국과 러시아가 참여하고 두 나라의 이익을 고려해야만 해결할 수 있는 것이 21세기 지정학의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중국과 힘을 합쳐 국제 현안 해결을 주도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오바마를 멀리하고 있다는 고백처럼 들린다. 후진타오와 푸틴은 양국 회담에 이어 베이징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OC) 정상회의에 이란 대통령을 초청해 이란 핵 해결 방안을 조율했다. 중-러 정상은 시리아의 민간인 학살에 대해서도 서방세계와는 달리 무력 개입에 반대하고 있다.
방형남 논설위원 hnbh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