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도 안받는 석달전 발급 거주증명 내라 해”
동아일보는 중국의 명문 런민(人民)대를 졸업한 뒤 베이징(北京)의 한 직장에서 5년째 일하고 있는 전형적인 ‘바이링(白領·흰 넥타이·화이트칼라를 뜻함)’ 2명을 섭외해 한국 개인 관광비자를 신청해 보도록 했다. 이들은 한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유치하려는 대상이다.
4일 베이징 차오양(朝陽) 구의 한 카페에서 기자와 만난 이들은 앉자마자 불평을 쏟아냈다. 최근 미국 비자를 받은 베이징의 대형 증권사 직원인 궈(郭·28·여)모 씨는 미국 비자 수속과 비교할 때 불편하고 이해되지 않는 점이 적지 않았다고 했다.
본적지가 베이징이 아니라 구이저우(貴州) 성이어서 베이징에서는 ‘외지인’인 궈 씨는 한국 개인 관광 비자를 받으려면 ‘잠주증(임시 거주지 증명서)’을 떼어야 한다. 궈 씨는 “한국 비자 수속을 밟으려니 외지인은 파출소에서 3개월 전에 발급받은 ‘잠주증’을 받아 제출하라고 했다. 누가 3개월 전에 한국 여행을 가려고 그런 증명서를 미리 받아 두느냐”고 반문했다. 외지인이 해당 도시에 합법적으로 머문다는 것을 증명할 때 떼는 서류가 잠주증이다. 중국에서는 누구나 머무른 곳을 관할 파출소에 신고는 하지만 모두가 잠주증을 받는 것은 아니다. 주민센터에 주민등록신고는 하지만 주민등록등본을 떼서 갖고 다니지 않는 것과 같다.
펀드회사에서 일하는 관(關·28·여)모 씨는 인터넷에서 관련 정보를 검색하는 게 어렵다고 말했다. 중국인이 가장 많이 쓰는 검색사이트인 ‘바이두(百度)’에서 ‘한국비자’를 검색하면 여행사 홈페이지만 표시된다. 한국대사관 홈페이지는 첫 화면이 아니라 두 번째 화면에서야 나타난다.
게다가 이 홈페이지는 다른 나라 대사관에 비해 열리는 속도가 훨씬 느리다. 6일 오후 홈페이지에 접속해 비자발급 시 필요한 서류를 정리한 ‘PDF 파일’을 내려받는데 10분이 지나도 받아지지 않았다. 다운로드 속도는 초당 2∼4KB에 불과하다. 관 씨는 “관련 정보를 금방 파악하기도 어렵고 번잡해 차라리 200∼300위안(약 3만7000∼5만5000원) 더 주고 비자와 관련된 발급 처리를 대행해주는 여행사를 찾는 게 속이 편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베이징 총영사관 측은 “서버가 한국의 외교통상부 본부에 있기 때문에 중국에서 열려면 느리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팀장
김상수 산업부 차장
정효진 강유현 박창규(산업부)
유재동 김재영 박선희(경제부)
김희균 남윤서(교육복지부)
허진석(문화부) 이정은(정치부)
신광영 기자(사회부)
이헌진 베이징 특파원(국제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