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 열어 논의”17일前 지원 확정될 듯… 피치, 신용 3단계 ↓
스페인 정부가 이르면 9일 부실 은행 지원을 위해 유럽연합(EU)에 구제금융 지원을 요청할 것이라고 외신들이 8일 전했다.
로이터와 DPA통신은 EU와 독일 관리들을 인용해 “스페인이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등에 구제금융을 요청하고 17개국 유로존 재무장관은 화상회의를 열어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 독일 관리는 “스페인이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았고 그리스 2차 총선(17일) 이전에 지원 방안은 확정될 것”이라며 “스페인이 아일랜드 포르투갈 그리스에 이어 유로존의 4번째 구제금융 국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인과 EU의 이런 움직임은 전날 국제신용평가기관 피치가 스페인의 국가신용등급을 ‘BBB’로 세 단계나 낮춘 데다 그리스 총선 전에 스페인 문제를 풀어보려는 양측의 계산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EU는 스페인에 국가 차원에서 공식적인 구제금융을 받으라고 요구해 왔으나 스페인 정부는 은행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을 요청하며 대립해 왔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내달 1일 출범하는 유로안정화기구(ESM)가 규정을 고쳐 국가가 아닌 스페인 은행에 직접 지원하는 방안, EFSF의 ‘예방적 신용라인(PCL)’을 제공하는 방식, EFSF가 정부 기구인 ‘스페인은행지원기금(Frob)’ 구제금융을 제공하는 방안 등이 주요 해법으로 거론돼 왔다. 스페인 정부는 가혹한 구제금융 이행조건과 국가부채의 증가를 피하기 위해 ESM의 직접적인 은행 지원을 선호해 왔다. 반면 EU와 독일은 ESM의 직접적인 은행 지원 대신 일반적인 구제금융보다 재정긴축 등 이행조건이 덜 까다롭고 빠른 시간 안에 지원이 가능한 PCL 지원을 선호해 왔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