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철벽수비로 고공행진… SK, 삼성 꺾어… 김광현 2승잠실-사직-대전은 우천취소
LG팬들은 승부처에서 유격수 오지환에게 타구가 가면 가슴을 졸인다. 결정적인 실책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아서다. 오지환은 올 시즌 최다 실책(13개)을 기록하고 있다. 동아일보DB
오지환은 7일 목동 넥센전에서도 실책 2개를 저질렀다. 그중 하나는 승부를 뒤집을 뻔했다. 3-2로 쫓기던 5회 2사 1, 3루에서 강정호가 때린 빠른 타구를 쫓아갔지만 공은 오지환의 글러브를 맞고 튕겨 나왔다. 팀은 3-3 동점을 허용했다. 10번째 선발 등판 만에 데뷔 첫 승을 기대했던 이승우는 마운드에서 머리를 감싸 쥐었다. 이 실점으로 이승우는 결국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고 마운드를 6회 이동현에게 넘겼다. LG는 정성훈의 8회 홈런으로 4-3 승리를 거두기는 했지만 자칫 승부의 흐름이 넥센으로 넘어갈 뻔한 순간이었다.
LG는 전문가들의 꼴찌 예상을 깨고 3위로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가장 많은 실책(44개)이 선두에 나서려는 LG의 발목을 잡고 있다.
세 팀은 선두 SK가 부러울 만하다. 올해 SK의 팀 타율(0.251)은 최하위다. 하지만 개막 후 단 하루도 3위 아래로 순위가 내려가지 않았다.
정경배 SK 수비코치는 “수비 덕분에 이긴 경기가 많다. 어려운 타구를 멋지게 잡는 것보다 평범한 타구를 놓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송구 실책 하나만을 기록한 주전 유격수 최윤석이 그 예다. 반면 다른 팀 주전 유격수들은 평균 6.6개의 실책을 범했다. 정 코치는 “스프링캠프에서 포구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맨손으로 공을 잡는 훈련을 많이 했다”며 철벽 수비의 비결을 설명했다.
실책은 팀 성적과도 직결된다. 이용철 KBS 해설위원은 “타격으로 이기는 경기는 전체의 10% 미만이다. 한 해 농사는 높은 수비 집중력이 좌우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KIA, SK, 삼성은 최소 실책 1∼3위 팀이었다.
선두 SK는 8일 문학 안방경기에서 6위 삼성을 5-1로 잡고 2위 롯데를 2게임 차로 따돌렸다. 시즌 두 번째 선발 등판한 SK 에이스 김광현은 5이닝 동안 홈런 1개를 포함해 3안타 1실점하며 2승째를 거뒀다. 한편 프로야구 잠실 사직 대전 경기는 비로 취소됐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