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아오 7년만에 패배 “심판들이 복싱영웅 죽여” 관중-해설자 의문 제기
‘신이 빚은 복서’라 불리는 필리핀의 복싱 영웅 매니 파키아오(34)가 무너졌다.
세계 복싱 역사상 처음으로 8체급을 석권한 파키아오는 10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가든 아레나에서 세계복싱기구(WBO) 웰터급 챔피언 벨트를 걸고 12라운드 경기로 도전자 티머시 브래들리(29·미국)와 싸웠으나 심판 판정 1-2(113-115, 113-115, 115-113)로 졌다. 파키아오의 패배는 2005년 3월 19일 에리크 모랄레스(멕시코)에게 당한 판정패 이후 7년 3개월 만이다. 통산 4패(54승 2무)째를 당한 파키아오는 연승 행진도 15경기에서 멈췄다.
하지만 석연치 않은 판정에 대한 논란이 일면서 파키아오가 챔피언 벨트를 도둑맞았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채점에 참여한 3명의 심판은 모두 미국인이다. 파키아오는 흠잡을 데 없는 몸놀림과 날렵한 펀치로 초반부터 분위기를 주도했다. 4, 5라운드에는 브래들리를 세게 몰아붙이면서 한 수 위의 기량으로 경기를 지배했다.
찜찜한 판정 논란 속에 무패 행진을 이어간 브래들리는 29전 전승을 기록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