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학년은 다독, 고학년은 정독… 책 1000권 읽기\초등 교육현장에 다시 부는 독서교육 열풍
경기 의왕부곡초 독서 연계 국어수업 장면. 최근 초등 교육현장에 독서교육 열풍이 불고 있다.
본격적으로 독서연계수업이 진행됐다. 김 교사는 학생들에게 “마음에 드는 책을 읽은 뒤 이야기 속 교훈을 찾아보자”고 말했다. 아이들은 도서관 뒤편 서고에서 과학서적, 동화책 등 등 저마다 관심 있는 책을 선택해 20여 분 동안 읽었다. 이후 자신이 읽은 책의 △제목 △도서번호 △교훈 등을 포스트잇에 적은 뒤 도서관 앞 ‘교훈나무’에 붙였다.
김 교사는 “수업에서 읽은 책은 개인 독서포트폴리오인 ‘독서통장’에 기록하기도 한다”면서 “독서연계수업에서는 책읽기를 중심으로 한 흥미로운 방식으로 수업해 학생들의 집중력과 관심도가 유독 높다”고 전했다.
최근 초등 교육현장에 독서교육 열풍이 불고 있다. 적잖은 초등학교가 ‘책 1000권 이상 읽기’를 목표로 다양한 독서교육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한다.
또 독서가 교육현장의 이슈로 떠오른 ‘융합교육’과 ‘인성교육’을 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 책 1000권, 독서습관을 체득하다
초등학교에서 ‘책 1000권 이상’을 목표로 두는 까닭은 무엇일까?
지난해부터 ‘독서 1000+(플러스) 운동’을 진행한 서울 노량진초(교장 문덕심)의 이승희 연구부장교사는 “초등 저학년 때는 독서습관을 체득하기 위해 ‘다독(多讀)’에 중점을 둔 독서교육이 필요하다”면서 “책 1000권은 만화책, 동화책, 전문서적 등 다양한 분야의 많은 책을 읽고 ‘올바른 독서습관 체득’이라는 목표를 달성하자는 상징적 의미”라고 설명했다.
‘책 1000권 읽기 운동’을 펼치는 대전샘머리초는 매달 1회씩 ‘스토리가 있는 독서 프로그램’을 연다.
이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자연스레 도서관을 찾고 책을 접하게끔 유도하기 위해 마련됐다. 점심시간을 활용해 ‘도서관 음악회’를 열기도 하며 ‘도서관에서 여름나기’ 이벤트를 마련해 도서관을 찾은 학생들에게 수박 등 간식거리를 주기도 한다.
이 학교 조성규 교장은 “이번 달에는 ‘책 속에서 보물찾기’라는 주제로 위인전을 읽고 탐구보고서를 작성한 학생들에게 ‘칭찬상장’을 전달했다”면서 “이 같은 독서 이벤트를 통해 학생들에게 독서에 대한 흥미를 길러주는 동시에 교육적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책 3000권, 독서 포트폴리오가 되다
앞서 언급된 경기 의왕부곡초가 지난해부터 ‘용수샘 독서프로젝트’라는 책 3000권 읽기 운동을 진행하면서 매 학년 초 학생들에게 개인 독서포트폴리오인 ‘독서통장’을 나눠주는 것도 이런 맥락.
학생들은 독서통장에 자신이 읽은 책의 △제목 △내용(줄거리) △저자 △느낀 점 등을 기록한다. 담임교사는 정기적으로 학생들의 독서통장 목록을 확인하고 정해진 기준보다 책을 많이 읽은 학생들에게 상장을 준다.
특히 책 3000권 이상을 읽은 학생에게는 ‘독서명인’ 자격을 부여한다. 프로그램을 진행한 지 2년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 이 학교 2학년 반가희 양(8)이 독서명인 자리에 올랐다.
이 밖에도 이 학교 학생들은 운동회나 축제 기간에 독후활동 기록물을 만들고 이를 전시한다. ‘내가 만약 주인공이라면?’이라는 주제로 만든 독후감상문, 책 내용을 중심으로 그린 독후수채화 등 학생들은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독후기록물을 만든다.
이 학교 조상연 교장은 “졸업 때 학생들은 6년 동안의 독서통장을 모아 자신의 독서이력서로 활용할 수 있다”면서 “내년부터는 독서 동아리를 만들고 학급별 독서 체험활동을 진행하는 등 독서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이승태 기자 st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