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컬러스 크리스토프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마비됐다고 할 정도로 신중하다.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정책을 전반적으로 존중하지만 시리아와 수단 정책만큼은 힘이 빠지고 비효율적이며 미국의 가치와 이익에 역행하고 있다고 본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 파견 미군을 3배로 늘리는 것처럼 수월한 군사 개입을 택해왔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노벨평화상 수상자(오바마 대통령)가 (침묵함으로써) 세계에서 가장 끔찍한 두 정권을 사실상 보호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나는 누바(수단 중부지역)의 산악지대에서 폭격당하고 굶주림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보고 미국 정부의 소극성에 분개했다.
수단의 오마르 하산 알바시르 정권은 농촌마을에 폭탄을 퍼붓고 있다. 알바시르는 반군을 격퇴하기 위해 1년간 이 지역을 봉쇄하고 식량과 응급구호품 수송을 차단했다. 수십만 명의 누바족은 나무뿌리와 곤충으로 연명하고 있다. 6세 소녀 이스라 지브라엘이 두 살짜리 여동생에게 나뭇잎을 먹이는 모습만큼 나를 가슴 아프게 한 것은 없다. 자신도 굶주렸지만 그는 동생을 챙겼다. 맨발에 누더기를 입은 자매의 머리카락은 영양부족 때문에 갈색이 됐다.
이곳과 마찬가지로 미국은 시리아 반군의 무장을 거부했을 뿐 아니라 다른 나라들의 움직임까지 방해했다. 여기엔 하나의 논리가 있다. 시리아 반군에 극단주의자들이 포함돼 있고, 지역의 분파주의 갈등이 내재돼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반군을 무장시키지 못함으로써 충돌이 지속됐고,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더 많은 사람들을 학살하고 있다.
시리아와 수단에서 오바마 행정부는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시리아 보안군이 30일 안에 알아사드 대통령을 퇴위시키지 못한다면 중동의 미 동맹국들이 시리아 반군 무장에 나설 것이라는 의지를 분명하게 보여줘야 한다. 러시아, 중국뿐만 아니라 중동의 동맹국들과 함께 (시리아 내부의) 쿠데타를 독려하거나 알아사드의 하야를 부추겨야 한다.
수단에서는 누바 산악지역의 주민들을 공격하는 폭격기들이 이륙하지 못하도록 군사기지의 활주로와 폭격기를 파괴하고, 정부가 주민들을 계속 폭격한다면 다른 시설물까지 파괴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 미국의 전 수단 특사 앤드루 내치어스가 주장한 것처럼 미국은 남수단에 적절한 대공 무기를 제공해야 한다.
니컬러스 크리스토프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