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주-나주시 공동판매 추진
“서로 ‘사과’하면 기쁨은 ‘배’가 됩니다.”
영남과 호남의 대표적 과일인 사과와 배가 서로 만났다. 영호남의 화합과 공동 번영을 위해서다. 사과와 배를 활용한 이중 의미를 담고 있는 이 말은 영주사과와 나주배를 혼합해 새로운 상품으로 내놓기로 하고 만든 홍보 문구다.
경북 영주시와 전남 나주시가 손을 맞잡고 전국 최대 생산량을 자랑하는 영주사과와 나주배를 한 상자에 넣어 공동 판매하는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계획대로라면 내년 추석에 상품을 만날 수 있다. 소비자는 ‘두 배의 기쁨’을, 과수농가는 ‘소득 증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게 목표다.
○ 영호남 공동 브랜드 개발
김주영 영주시장과 임성훈 나주시장은 최근 지명에 ‘주(州)’가 들어가는 도시들의 협의체인 ‘전국 동주(同州)도시교류협의회(회장 이준원 공주시장)에서 만나 두 도시 대표 농산물인 사과와 배를 중심으로 협력사업을 추진키로 의견을 모았다. 두 지방자치단체는 공동 브랜드를 개발해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면 과일 소비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희망을 뜻하는 사과의 꽃말과 연모를 의미하는 배의 꽃말을 엮어서 ‘간절히 소망하고 연모하면 서로의 꿈이 이뤄진다’는 스토리텔링도 가미해 홍보 전략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현재 영주는 국내 사과 생산량 1위로 3100ha(약 937만 평)에서 연간 7만여 t을 생산하고 있다. 배 주산지인 나주는 2400ha(약 726만 평)에서 연간 6만여 t을 생산 중이다. 영주 사과와 나주 배는 고 노무현 대통령 취임식 선물로 선정되는 등 소비자에게 좋은 평가를 얻고 있어 공동 사업 효과는 클 것으로 전망된다.
○ 정부사업 선정 기대감
이번 공동사업에 들어가는 사업비는 총 10억여 원이다. 두 지자체가 50%씩 공동 출자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 판매망도 공동 구축한다. 각 지역에 있는 대형 유통센터와 온라인 쇼핑몰 등을 활용키로 했다. 화합 특판 행사와 소비자 초청 관광, 홍보활동, 광고도 같이 추진할 계획이다.
두 지자체는 이번 사업을 계기로 서로의 장점과 경험을 살리는 공동사업 프로그램을 적극 개발키로 했다. 김 시장과 임 시장은 “영호남이 농산물로 우정을 나누는 좋은 모델이 될 것”이라며 “지역 화합이 경쟁력을 높이는 사례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영주=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나주=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