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선생에게 쓴 유배지 편지, 배운 기간 짧아 오류투성이“7일 너머로 유럽으로부터 한배가그는 도착해서 1816년 1월 첫날 우리는 그 누구… ”
이 문장은 프랑스 황제 보나파르트 나폴레옹이 1815년 6월 워털루 전투에서 영국에 패배한 후 대서양 남부 세인트헬레나 섬에서 유배생활을 하던 1816년 3월 9일 쓴 것으로 유배지에 함께 머물던 영어 선생 라스 카즈 백작에게 보낸 편지(사진) 글의 일부다. 10일 프랑스 퐁텐블로 경매에 이 편지가 나와 32만5000유로(약 4억8000만 원)에 낙찰됐다고 AP통신이 11일 보도했다. 편지는 나폴레옹이 영어로 쓴 3통 중 맨 나중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편지는 나폴레옹이 영어를 배운 지 불과 몇 주밖에 되지 않아 엉터리 문법과 철자로 가득하지만 낙찰가는 당초 예상됐던 6만∼8만 유로보다 4배 이상으로 껑충 뛰었다고 경매업체 오세나트 측은 설명했다. 이에 대해 AP통신은 귀중한 자료가 되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전했다. 예를 들어 나폴레옹이 적국인 영국을 ‘장사꾼들의 나라’로 부르는 등 싫어했다고만 알려진 것과는 달리 영국의 법의 지배와 역사에 대해 존경심을 가지고 있었다는 새로운 면을 보여주었으며 말년에 얼마나 열심히 영어 공부를 했는지, 유배지에서의 그의 마음 상태는 어땠는지를 알 수 있게 해 준다는 것.
구자룡 기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