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인 유학생 눈에 비친 한국
동아일보가 1일과 5일 서울의 주요 사립대에서 유학 중인 중국인 3명을 각각 인터뷰한 결과 중국 유학생들은 한국에 와서 반한(反韓) 감정이 커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들은 학교에서 불이익이나 따돌림을 받은 경험이 있어 기사에 익명을 써달라고 요청할 정도로 위축돼 있었다.
올해 초 교환학생으로 온 A 씨는 “한국 학생들이 우리를 이렇게 무시한다는 걸 알았더라면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아버지가 의사, 어머니가 은행원인 A 씨는 베이징에서도 중상류층에 속한다. 중국에서는 독일차를 몰고, 일 년에 한 번쯤 해외여행도 했다.
중국에서 대학을 마치고 한국의 대학원으로 진학한 B 씨는 한국 학생들의 백인 선호가 심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한국 대학생들은 영어 때문인지 미국이나 유럽 학생들만 찾고 중국 학생에게는 다가오지 않는다. 여러 명이 팀을 이뤄 해야 하는 ‘집단 과제’가 있으면 미국 유학생들에게는 밥도 사주면서 함께 하자고 하는 반면 우리는 잘 끼워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친구들의 이런 태도가 처음에는 서운했지만 이젠 경멸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고향이 난징인 C 씨는 베이징과 상하이 출신이 아닌 중국인은 ‘미개인’ 취급하는 한국인들도 있다고 전했다. C 씨는 “방학 때 학교에서 주최하는 체험 프로그램을 신청했는데 담당 교직원이 ‘시골에서 왔던데 참가비는 있느냐’고 물어보더라. 우리가 등록금을 내고 다니는 대학의 직원마저 이런 생각을 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방송이나 인터넷에서 중국의 나쁜 점만 너무 부각되는 것 같다. 케이블TV에 나오는 10∼20년 전의 중국 드라마를 보고 중국을 후진국 취급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세 사람은 모두 올해 유학 과정이 끝난다. 이들 가운데 한국에 남고 싶다거나 한국 관련 일을 하겠다는 이는 없었다. 이들은 중국에 돌아가면 한국에 대해 어떻게 얘기하겠느냐는 질문에 “좋은 소리는 안 나올 것 같다”고 했다.
▶ [채널A 영상]대학 17곳 유학생 비자발급 중지
▽팀장
김상수 산업부 차장
▽팀원
정효진 강유현 박창규(산업부)
유재동 김재영 박선희(경제부)
김희균 남윤서(교육복지부)
허진석(문화부) 이정은(정치부)
신광영 기자(사회부)
이헌진 베이징 특파원(국제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