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2002년 朴 대대적 환대… 朴측 “남북대화가 종북인가”“北, 종북세력 보호하려는 것”… 정몽준-김문수측도 반박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한국미래연합 창당준비위원장 시절인 2002년 5월 북한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과 단독 면담하고 만찬을 했다. 박 전 위원장이 김 위원장과 찍은 기념사진. 동아일보DB
박 전 위원장이 2002년 5월 11∼14일 평양을 방문했을 당시 행적을 살펴보면 북한이 이례적으로 환대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문제의 소지가 있는 곳을 방문하거나 고무 찬양성 발언을 한 적은 없다는 게 박 전 위원장 측의 설명이다. 박 전 위원장 측은 “북한과 교류협력을 위해 대화를 나눈 것과 북한을 추종하는 것이 어떻게 같을 수 있느냐”며 “북한과 대화한 모든 역대 정권이 다 종북이냐”고 반박했다.
○ 당시 북한의 이례적인 환영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박 전 위원장 일행에게 특별기를 보냈고 2000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이 머물렀던 백화원 영빈관의 같은 방을 내줬다. 방북 사흘째인 13일 김 위원장이 직접 백화원을 찾아와 단독으로 1시간 면담하고 두 시간 동안 만찬도 했다. 박 전 위원장은 김 위원장의 제안으로 베이징을 통해 귀국하려던 계획을 바꿔 개성을 거쳐 판문점으로 돌아왔다.
○ 박근혜, 만경대-주체사상탑 갔나?
민주통합당 박용진 대변인은 3일 “박 전 위원장이 2002년 방북 당시 왜 만경대와 주체사상탑을 방문했는지 답해야 한다”고 공격했다. 그는 민주노동당 대변인이던 2006년 11월에도 당시 민노당 방북단이 만경대를 방문한 데 대해 보수진영이 공격하자 똑같은 의혹을 제기한 적이 있다.
박 전 위원장은 2006년 당시 “공연이 있었던 만경대 소년궁전만 갔을 뿐 (김일성 생가가 있는) 만경대에는 간 적이 없다”고 반박했고 당시 통일부도 박 전 위원장이 만경대를 방문하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박 전 위원장 측은 주체사상탑 방문과 관련해 “평양시내가 한눈에 보이는 전망대라고 해서 올라가 살펴본 것밖에 없다”며 “북한을 고무 찬양하는 발언도 물론 없었다”고 말했다. 당시 만경대 김일성 생가나 김일성 주석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 등 논란이 될 만한 곳은 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 정몽준 김문수 “남남갈등 중단하라”
이날 북한이 새누리당 대선주자인 정몽준 전 대표와 김문수 경기도지사를 향해 “우리에게 와서 한 말들을 모두 공개하면 온 남조선 사람들이 까무러칠 것”이라고 공격한 데 대해 정 전 대표는 “화해와 협력을 위해 북한을 방문했던 우리 측 인사들의 호의를 협박 수단으로 악용하는 작태를 즉각 중단하기 바란다”고 반박했다. 김 지사 측 차명진 전 의원은 “종북 세력을 보호하기 위해 남남 갈등도 모자라서 새누리당 내 갈등을 조장하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일축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