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에서 부쳐온 소포엔 제자 사랑이 듬뿍…
신 박사의 기증은 2001년에 이어 이번이 다섯 번째다. 고인이 타계하기 전 모든 소장도서를 조선대에 기증하라는 마지막 유언을 실천하는 것이기도 했다. 그가 지금까지 조선대에 기증한 도서는 총 7844권으로, 시가로 7억8000만 원에 달한다.
신 박사가 조선대와 인연을 맺은 것은 1998년. 안식년을 맞아 객원교수로 6개월간 머물렀던 그는 2001년 초빙교수로 조선대를 다시 찾았다. 그해에 교수와 학생들이 소중한 학술 연구자료로 활용하길 바란다며 도서를 처음 기증했다. 당시 신 박사는 “이 책이 조선대 학생, 교수 등은 물론 한국 대학의 학술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신 박사가 기증한 책은 전공 분야인 경제는 물론이고 물리 화학 생물 의학 등 다양한 분야를 망라하고 있다. 대부분이 영어 원서이며 국내에서는 구하기 힘든 전문서적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조선대는 2003년 중앙도서관 3층 인문사회과학자료실 입구에 신길만 코너를 만들어 신 박사 사진 등이 담긴 동판을 내걸었다. 고재복 조선대 학술정보지원팀장은 “도서관에 신 박사의 숭고한 뜻을 기리는 공간을 따로 마련해 유품을 전시하는 방안을 유족과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