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 2위 인구대국인 중국과 인도는 각각 ‘나는 용’ ‘달리는 코끼리’라고 불린다. 13억과 12억의 인구를 자랑하는 양국은 ‘날고 달린다’는 표현이 아니면 묘사할 수 없을 정도로 급속한 경제성장을 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세계 2위 경제대국이 됐고 현재 세계 10위인 인도의 경제력은 20년 뒤 세계 5위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의 덩치가 커지면 갈등이 발생하기 쉽다. 미국의 저명한 국제문제 전문가 로버트 캐플런은 “21세기 국제정치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도전의 중심무대가 중국과 인도가 격돌하는 인도양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은 중동과 아프리카로 연결되는 인도양 진출을 위해 미얀마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파키스탄에 자국 군함과 상선이 정박할 수 있도록 항구 건설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이들 항구를 선으로 연결하면 인도를 포위하는 진주 목걸이 형태가 된다. 인도는 이에 맞서 미국에 손을 내밀고 있다. 미국으로선 거부할 이유가 없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10년 뉴델리로 달려가 인도의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 지지 선언을 했다. 미국은 인도가 중국에 맞서 세력 균형자의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방형남 논설위원 hnbh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