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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용 탄생 250주년…茶山의 향기]예술의전당 - 강진 다산기념관

입력 | 2012-06-13 03:00:00

유물 - 자료 150여 점 전시
자연을 노래한 다산의 시 ‘열수선유시권’ 최초 공개




다산 정약용 탄생 250주년 기념전을 앞두고 11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동국 예술의전당 학예사(가운데)가 길이 20m에 이르는 ‘열수선유시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왼쪽은 강진원 강진군수, 오른쪽은 신영호 강진다산학당 대표.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조용한 저 운림(雲林)은 푸르고 깊숙하네. 여기서 놀고 쉬며 나의 마음을 즐기노라.’

다산 정약용(1762∼1836)의 시 48수와 서문을 모은 ‘열수선유시권(洌水船遊詩卷)’ 가운데 한 수다. 다산이 전남 강진에서 해배(解配)돼 고향인 경기 광주군 초부면 마재마을(현재의 경기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로 돌아온 것이 1818년. 그 후 6년이 지난 1824년 고향 친구들과 제자 19명이 회포를 풀자고 모여 한강(열수)에서 뱃놀이를 즐기고 사천사에서 놀면서 지은 시다. 냉철한 학자이면서도 편안한 마음으로 자연을 즐기려는 다산의 인간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다.

길이 20m에 이르는 ‘열수선유시권’이 최초로 공개된다. 다산의 대표 저술인 ‘목민심서’ ‘흠흠신서’ 등도 다산의 친필 가장본(家藏本·다산이 직접 소장했던 책)으로 만나볼 수 있다. 다산 탄생 250주년 기념전 ‘천명(天命), 다산의 하늘’에서다. 17일∼7월 22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7월 28일∼8월 5일 강진 다산기념관에서 열린다. 다산의 학문과 사상을 보여주는 친필 저술, 붓글씨 시 그림 등 문예작품, 다산의 학맥 가계 사우 문인 등의 교유관계를 보여주는 유물과 자료 150여 점이 공개된다.

이동국 예술의전당 학예사는 “지금까지 다산은 실학자, 경세가, 개혁사상가, 과학자, 건축가, 천주교도, 문인, 예술가, 교육자 등 다양한 관점에서 그려졌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최초로 다산의 전모를 유물과 함께 아울렀다”고 말했다.

눈에 띄는 전시품은 ‘목민심서’ ‘흠흠신서’ ‘중용강의보’ ‘악서고존’ 등 10여 건 30여 점의 다산 가장본이다. 1925년 대홍수로 남양주시 다산 생가에서 뿔뿔이 흩어진 이래 최초로 한자리에서 공개되는 유물들이다. 특히 이번에 전시되는 ‘목민심서’는 1902년 광문사에서 납활자로 찍은 책의 원본이 된 정고본(定稿本)이다.

다산이 시집간 딸에게 그려 보낸 족자 ‘매조도’(고려대 박물관 소장)도 공개한다. 매화나무에 새 한 쌍이 노니는 모습을 그리고 시를 적은 데서 딸의 행복한 결혼생활을 비는 다산의 애틋한 마음을 느낄 수 있다. 암수 새가 교미하는 장면을 그린 ‘화조도’에서는 다산의 익살이 드러난다. 다산 서거 100주기를 맞아 동아일보 1935년 7월 16일자에 게재된 작품을 비롯해 다산 초상화 6점도 전시된다. 화가에 따라 각각 다르게 묘사한 다산의 초상을 비교해 가며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다산의 주요 제자 중 한 명인 초의선사가 그린 다산초당 전경도 볼만하다.

서울 전시기간에 매주 토요일 오후 2∼4시 예술의전당 아카데미홀에서 ‘다산학 시민 강좌-천명, 다산의 하늘’이 열린다. 김영호 단국대 석좌교수, 임형택 성균관대 명예교수, 정민 한양대 국문과 교수 등 전문가 10여 명이 강의한다.

전시는 초중고교생 3000원, 대학생 및 일반인 5000원. 02-580-1660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