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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수교 20년, 미래로 가는 KORINA]청와대-외교부에 ‘차이나스쿨’이 없다

입력 | 2012-06-13 03:00:00

“對中외교 소홀” 자성 움직임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요즘 중국 관련 보고서나 서적을 관심 있게 읽는다. ‘한국을 보는 중국의 본심’ 같은 책을 공개적으로 외교부 직원들에게 권하기도 한다. 김 장관의 보좌관들은 “중국과 관련된 자료는 아무리 두꺼워도 요약하지 않고 그대로 올린다”며 “중국에 대해 더 많은 지식을 쌓으려는 장관의 노력과 의지가 대단하다”고 전했다.

외교부는 3월 김 장관의 지시로 ‘글로벌 중장기 외교전략’ 수립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10년 이상 한국의 외교가 나아갈 방향을 찾겠다는 목표하에 모든 간부가 참여해 정기적으로 강도 높은 지역별, 주제별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김 장관은 “모든 논의에는 중국을 주요 변수로 상정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이런 움직임에는 이명박 정부가 미국과의 관계 강화에 치중하다 결과적으로 대중(對中) 외교에는 소홀해졌다는 자성이 깔려 있다. 특히 정부 내에 중국 전문가를 육성 및 기용하지 못했다는 비판은 아픈 부분이다. 정부 당국자는 “청와대 내의 외교안보 분야 정책 결정권자 대다수가 미국 전문가이다 보니 중국통은 아무도 없다”며 “업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실무진이 답답하다고 느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외교부 내에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른바 ‘차이나스쿨’이라고 불리는 중국통 인사들은 간부급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미국 라인인 ‘워싱턴스쿨’이나 일본 ‘저팬스쿨’이 요직에 포진한 것은 물론이고 탄탄한 선후배 간 인맥도 형성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차이나스쿨’은 통상 △중국어로 상대방과 협상할 수 있는 수준의 언어 구사력을 갖추고 △중국에서 유학 혹은 어학연수를 거쳤으며 △서울 본부에서 중국 관련 업무(동북아국) 및 중국 공관 근무 경력을 쌓은 외교관을 비롯한 이들의 인맥을 뜻한다. 이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외교부 간부나 청와대 고위 인사는 한 명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임성남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중국어로 협상이 가능한 전문가이지만 본부 근무경력은 대부분이 미국 관련(북미국) 업무였다.

해외 공관에 근무 중이거나 부임 예정인 간부급 인사 중에도 정상기 주타이베이 한국대표부 대표와 전재만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을 빼면 거론되는 인물이 거의 없다. 과거 차이나스쿨의 ‘대부’로 불리던 김하중 전 주중 한국대사와 석동연 전 주홍콩 총영사는 퇴임했다.

<특별취재팀>

▽팀장
김상수 산업부 차장

▽팀원
정효진 강유현 박창규(산업부)
유재동 김재영 박선희(경제부)
김희균 남윤서(교육복지부)
허진석(문화부) 이정은(정치부)
신광영 기자(사회부)
이헌진 베이징 특파원(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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