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정간섭’ 주장과 다른 시각 “김영환씨 문제 한국과 협조”
로버트 킹 미국 국무부 대북인권특사(사진)는 12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북한 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것을 내정간섭 또는 외교적 결례라고 볼 수 없다는 뜻이다. 국내 야당의 일부 인사는 최근 북한인권법과 관련해 “다른 나라의 정치에 개입하는 것은 내정간섭이자 외교적 결례”라고 주장해 논란을 불러왔다.
특히 킹 특사는 “북한도 제네바 유엔인권이사회 등에서 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적 논의에 참여했다”며 “이처럼 인권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아주 오랫동안 이어진 관행”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통일연구원이 14일 개최하는 인권포럼 참석과 한미 당국 간 협의를 위해 방한한 킹 특사는 신숙자 씨의 두 딸을 한국에 데려오는 문제에 대해 “신 씨의 남편인 오길남 씨를 미국과 벨기에에서 만난 적이 있어 이 사안을 잘 알고 있다”며 “이 문제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든 한국 정부를 도와줄 의향이 충분히 있고 이런 의사를 한국 정부 당국자들에게 전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국가안전부에 구금된 김영환 씨 문제에 대해서도 “오늘 한국 정부 관계자와 관련 비정부기구(NGO) 단체 관계자를 만나 이 문제를 논의했다”며 “그가 한국 국민이기 때문에 1차적으로는 한국 정부가 다룰 문제이지만 필요한 사안이 있으면 (미국 정부가) 협조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킹 특사는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9일 “핵실험이나 연평도 포격전 같은 대남 도발계획이 없다”고 밝힌 데 대해 “북한이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평가하는 것은 늘 어려운 문제”라고 전제한 뒤 “북한이 핵실험 의도가 없다고 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 말이 꼭 지켜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북한 외무성 대변인의 담화를 앞두고 미-북 간의 접촉이 있었냐’는 질문에 대해선 “북한이 (2·29 북-미 합의를 깨고) 3월에 급작스럽게 도발한 이후에는 미국과 북한 간에 진지하게 협의하는 것이 없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