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
임수경 의원 변절자 발언으로 충격
우선 ‘탈북’ 문제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오늘날 국제사회는 경제적 곤란이나 인권, 종교, 사상, 정치적 견해차로 국가를 탈출한 사람들을 더 각별히 보호하고, 그들의 정착을 최대한 돕고 있다. 억압과 박해를 떠나 자유롭고 안전한 세상을 찾아나서는 것은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이기 때문이다. 군사독재 시절 자유와 인권을 찾기 위해 저항했던 민주 인사들을 존경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굶어 죽기 싫어서, 김씨 세습과 억압이 싫어서 탈출한 탈북자들은 이제 보편적 인권과 인류애 차원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품격 있는 선진 국가, 품위 있는 국민이 되는 것은 요원하다. 둘째, 탈북자들은 모두 우리 형제자매라는 사실이다. 이웃이 곤경에 처했을 때 돕는 것은 우리가 오랫동안 간직해 온 미덕이다. 기아와 빈곤으로 고통 받는 아프리카 사람들을 인도주의 정신으로 지원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낯선 곳까지 찾아가 힘든 사람들을 도울진대, 피를 나누고 같은 말과 역사를 지켜온 탈북형제의 어려운 처지를 나 몰라라 할 것인가. 그들은 단순한 난민이 아니다.
진심에서 우러나는 위로 절실
그러려면 역시 교육이 중요하다. 오랫동안 이념과 체제가 다른 세상에서 살아온 그들이기에 더욱 그렇다. 특히 직업기술 교육을 적극적으로 권할 만하다. 실제적인 기술은 직업을 갖게 하고, 경제생활을 영위하면서 민주 사회의 건전한 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토대가 된다. 문제는 탈북 청소년 1700여 명 중에서 300명 정도가 정규 교육 제도 밖에 머무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통계에 잡히지 않은 이들까지 고려하면 적지 않은 수가 정규 교육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그들은 머지않아 통일이 되면, 분단됐던 양쪽을 연결하며 활약할 국가의 자산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다행스러운 것은 탈북 청소년 교육에 헌신하는 교육자와 이를 돕는 남한의 젊은이가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이다. 변절자 폭언으로 상처를 주고, 이 사건을 정치적 득실로만 바라보는 저들보다 백배 낫지 않은가.
진정 탈북자들이 대한민국에 정착하고 안정적인 삶을 살기를 바란다면 이참에 탈북 청소년 학교의 일일 교사로라도 나서 보라. 그들과 마음으로 대화하고, 탈북 청소년 교육 종합계획 수립에 앞장서 보라.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