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엄청나 스페인 다음 구제금융 1순위”“재정적자 적고 은행 튼튼해 아직 견딜만”
스페인 구제금융에도 비관론이 가라앉지 않으면서 ‘PIIGS’(포르투갈·이탈리아·아일랜드·그리스·스페인) 국가 중 유일하게 구제금융을 받지 않고 있는 이탈리아의 위기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
마리아 페크터 오스트리아 재무장관이 12일 한 인터뷰에서 “이탈리아가 막대한 채무 때문에 구제금융을 받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한 게 불씨를 키웠다.
이에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는 “과거 재정 관리에서 무질서한 면이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이탈리아는 앞으로도 구제금융을 필요로 하지 않을 것”이라며 페크터 장관의 발언을 반박했다.
가장 큰 문제는 2조 유로(약 2900조 원)가 넘는 부채. GDP의 120%로 유로존에서 그리스(165%) 다음으로 높다. 제조업의 기반이 약하고 올해 ―1.7% 성장이 예상되는 등 고질적인 저성장의 어두운 전망도 뒤따른다.
더 큰 문제는 시장의 ‘믿음’이 식어가고 있는 것. 시장에는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하나”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11일 스페인 구제금융의 반짝 효과가 끝나자 이탈리아의 10년물 국채 금리가 6%를 돌파해 4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탈리아는 올해 말까지 매달 평균 323억 유로의 빚을 갚아야 하는데 이런 금리 수준이 수개월 계속되면 견디기 어렵다.
반면 GDP 재정적자는 대다수 유로존 국가보다 낮은 3.9%에 불과하다. 경상적자도 4.2%로 양호하다. 부동산 부실대출로 망가진 스페인 아일랜드처럼 은행이 크게 부실한 것도 아니다. 실업률(10%)은 스페인(24%)의 절반 이하로 프랑스와 비슷하다.
한편 조지 오즈번 영국 재무장관은 12일 유럽 단일통화 체제의 붕괴를 막기 위해 그리스가 유로존을 나가도록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즈번 장관은 “유럽 단일통화 체제의 붕괴를 막을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자국민들에게 설득하기 위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요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