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규제-문화 적응이 성공열쇠
SK텔레콤은 2006년 중국의 2대 통신사인 차이나유니콤에 약 1조2000억 원을 투자해 이 회사의 2대 주주(지분 6.6%)가 됐다. 현지 이동통신시장 진출을 위해서였다. 하지만 3년 만에 투자지분을 모두 처분하고 이 시장에서 철수했다. 손해를 보진 않았지만 사실상 실패였다. 원인은 중국 시장에 대한 이해 부족이었다. 대부분의 국가는 통신 부문을 중요한 기간산업으로 분류해 외국 사업자의 진출을 규제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서 규제가 훨씬 엄격하다는 점을 간과했던 것. 경영 참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SK텔레콤은 2009년 손을 털고 나왔다.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 내부의 각종 규제와 문화를 잘 파악해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특히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규제가 사라져도 중국 특유의 문화에 대한 연구를 소홀히 하면 현지 시장 안착이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베이커리 프랜차이즈인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그룹은 성공적인 중국 진출 사례로 꼽힌다. 이 회사는 현재 중국 전역에 88곳의 점포를 운영 중이다. 이 기업이 처음 현지 조사를 위해 중국에 직원을 파견한 시기는 1997년이다. 현지 조사 5년 만인 2002년 법인을 설립했고, 2004년 상하이에 첫 점포를 개설했다. 현지 시장 파악에 긴 시간을 들여 내놓은 결과는 독창적인 현지화였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활동도 우리나라 기업의 중국 진출에 필요한 요건 중 하나로 꼽힌다. 한재진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 중국에서는 외국 회사를 ‘귀신’이라고 부를 만큼 배척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지금은 거부감이 많이 사라졌다”며 “현지에서 벌이는 봉사활동은 중국인들이 적대감을 줄이고 친밀함을 느끼게 하는 데 좋은 작용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팀장
김상수 산업부 차장
▽팀원
정효진 강유현 박창규(산업부)
유재동 김재영 박선희(경제부)
김희균 남윤서(교육복지부)
허진석(문화부) 이정은(정치부)
신광영 기자(사회부)
이헌진 베이징 특파원(국제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