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7시경 대구 북구 침산동의 한 식당 앞. 김모 양(14·중2)은 이곳을 지나던 공모 씨(71·침산동)를 발견하고는 황급히 휴대전화를 꺼내들고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공 씨를 붙잡았다.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이들은 지난달 19일 오후 6시 반경 침산동 모 제지회사 앞 4차로 도로 옆 인도에서 처음 마주쳤다. 공 씨는 학교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김 양 등 여중생 3명에게 “참하다. 예쁘게 생겼네”라며 먼저 말을 건넸다. 김 양 등은 공 씨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여중생들과 눈이 마주치자 공 씨는 갑자기 바지를 내렸다. 그러고는 자신의 중요 부위를 손으로 잡고 흔들어대기 시작했다. 놀란 여중생들은 소리치며 달아났다. 공 씨는 아이들이 떠나자 바지를 고쳐 입은 뒤 5분 거리에 있는 집으로 돌아갔다.
그렇게 사건은 잊혀지는 듯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봉변을 당한 김 양은 한 달가량 지나도록 공 씨의 얼굴을 잊지 않고 있다가 이날 길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치자 신고를 했다.
대구=노인호 기자 in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