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취 풍기는 전통문화상품 인기작년 전국 박물관 판매수익 3배로 늘어
의궤 넥타이(왼쪽부터 시계방향). 청자 2인 다기 세트. 넝쿨무늬나전함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해 경주 광주 김해 대구 제주 등 지방박물관에서 판매하는 문화상품은 국립박물관문화재단(사장 김선득)의 손을 거쳐 나간다. 비교적 단순한 제품은 직접 디자인하고 까다로운 제품은 전문가나 장인들에게 개발을 의뢰한다. 지난해 문화상품 판매 수입은 37억6100만 원으로 5년 전(13억7300만 원)의 거의 세 배로 늘었다.
이달 말 설립 8주년을 맞는 이 문화재단이 최근 분야별 인기 문화 상품을 선정했다. 어떤 제품이 내외국인에게 사랑을 받는지 분석하는 작업의 일환이다. 문화상품 판매량에 판매원들이 느낀 관람객들의 호감도를 종합해 선정했다.
나전칠기 제품 중에는 넝쿨무늬나전함(5만2000원)이 인기를 얻었다. 16∼17세기 나전칠연화넝쿨무늬 옷상자에서 문양을 따와 소품이나 장신구를 보관할 수 있도록 만든 상품이다. 깔끔하면서도 반짝이는 물품을 좋아하는 일본인들이 특히 좋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패션소품에서는 의궤 넥타이와 함께 한글 넥타이가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한글 도안을 세련되게 적용한 한글 넥타이는 한국 문양을 찾는 외국인들이 선호한다. 스카프는 19세기 선비화가로 ‘남나비’라고 불릴 만큼 나비를 잘 그렸던 남계우(1811∼1888)의 ‘화접도’를 적용한 제품이 인기를 끌었다.
장신구 중에서는 금귀걸이(4만6000원)와 금목걸이(4만 원)가 인기 상품으로 선정됐다. 황남대총 남분에서 출토된 6세기 신라시대 금반지에 있는 꽃문양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해 표현했다. 황금색을 좋아하는 중국인이 많이 찾는다.
유물을 그대로 복제한 상품 중에는 반가사유상(3만6000∼28만 원)이 많은 선택을 받았다. 한 다리를 다른 쪽 무릎 위에 얹고, 손가락을 뺨에 댄 채 생각에 잠긴 반가사유상은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재라는 지위 때문에 사랑을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제품은 사진을 기반으로 재현한 것이다. 재단은 좀 더 정밀한 복제품을 만들기 위해 반가사유상을 3차원 정밀 스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비용이 많이 들고 유물이 훼손될 우려가 있어 신중을 기하고 있다.
박물관 안의 음식점과 극장도 운영하는 재단은 최근 국립중앙박물관의 문화상품점과 한식당 ‘마루’를 새로 단장해 문을 열었다. 김선득 사장은 “한국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문화상품을 다양화하고, 음식점과 극장 운영을 활성화해 ‘보는 박물관’에서 ‘즐기는 박물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