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류 - 생선은 온도변화 적은 냉장고 안쪽에 보관해야
우리가 흔히 놓치기 쉬운 부분이 바로 냉장고 사용이다. 음식물을 냉장고에 넣기만 하면 무조건 안전하다고 과신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냉장고가 오히려 식중독균 성장에 좋은 장소로 바뀔 수 있다.
○ 올바른 냉장고 사용이 식중독 예방
냉장고에 주로 저장하는 음식물은 크게 육류와 생선, 채소류다. 이런 음식물을 보관할 때는 기본적으로 개별 용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하나가 오염되면 주변 다른 음식물까지 위험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꼭 용기가 아니어도 비닐봉지를 활용해 보관하는 방법도 좋다.
특히 채소의 경우엔 깨끗이 씻어 용기나 비닐봉지 등에 보관하지 않으면 흙에 있는 각종 세균이 다른 식품을 오염시키기 쉽다.
만약 흙이 묻은 채소를 씻지 않은 채 보관할 경우 신문지에 말거나 비닐 팩에 잘 싸두면 오래 보관할 수 있다. 음식물의 종류에 따라 최적 온도를 맞추는 것도 중요하다. 일반적인 세균 증식 온도가 5∼60도임을 감안하면 5도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음식을 냉동 보관할 경우에는 영하 15도 이하로 맞춰야 한다.
○ 뜨거운 음식은 반드시 식혀서 보관
뜨거운 음식은 다른 식품까지 온도를 높여 상하게 만들기 때문에 반드시 식혀서 넣도록 한다. 냉장고 공간도 찬 공기가 순환할 수 있도록 70% 정도만 채우는 게 음식을 신선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여기까지 잘 지켰다 해도 안심할 수는 없다. 식중독균 중에는 저온에서 사는 균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장염비브리오성 식중독을 일으키는 장염비브리오, 식중독과 함께 뇌수막염, 패혈증 등의 중증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리스테리아균 등은 낮은 온도에서도 사는 대표적인 세균이다.
따라서 냉장해 둔 음식을 먹을 때는 70도 이상에서 3분 이상 가열해서 먹고, 냉동된 음식을 해동한 뒤 다시 냉동실에 보관하면 식중독균에 오염될 수 있으니 먹을 만큼만 꺼내 해동하는 게 좋다. 특히 장염비브리오 식중독의 주원인인 어패류의 경우 수돗물로 충분히 세척하고, 완전히 익혀서 먹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 냉장고 관리 어떻게 하나
냉장고를 청소하기에 앞서 전원플러그를 뽑는 것이 순서다. 냉장고 외관이나 부품을 상하게 할 수 있는 연마제, 석유, 벤젠, 시너, 뜨거운 물, 거친 솔 등은 피한다.
냉장고를 닦을 때는 식초에 적신 스펀지나 천을 이용하면 깨끗하게 청소가 되면서도 냄새가 나지 않는다. 곰팡이가 생기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또한 글리세린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는데, 글리세린을 천에 묻혀 닦아 주면 일종의 코팅 효과가 생겨 음식물이 들러붙지 않고 우유나 끈적거리는 찌꺼기도 쉽게 제거할 수 있다.
(도움말=최준용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교수)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