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단체서 애국가 대신 ‘임을 위한 행진곡’ 부르자2년전 국민의례규정 제정 ‘국가’로서의 법적근거 확립
애국가를 국가(國歌)로 보는 근거는 2010년 7월 대통령령으로 제정된 ‘국민의례 규정’ 제2조 2항이다. 이 조항은 ‘국민의례란 공식적인 의식이나 행사에 있어 국민으로서 국기에 대한 예를 표하고, 애국가를 애호(愛好)하며,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뜻을 기리기 위하여 예를 갖추는 일련의 격식을 말한다’고 해 애국가를 국가로 규정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2010년 규정이 마련되기 전에도 관습적으로 불렸기 때문에 ‘엄연한 국가’라는 입장이다. 애국가는 국가 행사나 공공기관 행사에서 사용되고 초중고교생 교과서에 실리는 등 ‘국가’의 지위도 인정받아 왔다.
이지헌 행안부 의정관은 “국가가 독재정권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것은 근거 없는 소리”라며 “애국가는 임시정부 때도 불렀고 1948년 정부 수립 때도 불렸기 때문에 의심할 여지가 없는 국가”라고 말했다. 행안부는 2010년 일부 노동계와 좌파 단체에서 애국가 대신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민중의례를 진행하자 정부 내부 지침을 국민의례 규정으로 제정해 국민의례를 정확히 알리고자 했다.
애국가는 1896년 11월 26일 독립협회가 독립문 주춧돌을 세우는 자리에서 정동교회와 배재학당의 찬양대가 부른 ‘무궁화 삼천리 화려 강산…’ 후렴구의 노랫말이 원형으로 전해진다. 작사자 미상으로 표기되지만 정치가 윤치호(1865∼1945)가 지었다는 설이 유력하게 제기돼 왔다. 스코틀랜드 민요 ‘올드 랭 사인’의 선율에 따라 부르다 1948년 정부 수립 이후에는 안익태(1906∼1965)가 1936년경 독일 베를린에서 작곡한 ‘한국환상곡’ 중 합창 부분 선율을 붙여 오늘날에 이른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