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스 총선 이후 향방
이에 따라 국내 증시가 그리스 총선 이후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국내외 증시가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 안도 랠리에 들어섰다는 점에는 동의하고 있다. 다만 당분간 강한 상승세보다는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 유동성 장세 이어지면 추가 상승
구제금융 이행에 찬성했던 신민주당이 제1당에 오르면서 ‘최악의 상황’에 대한 우려는 대부분 해소됐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그리스 2차 총선 이후 3가지 시나리오(안도, 공포, 혼란) 가운데 ‘안도’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그리스 디폴트(채무 불이행)와 유로존 탈퇴 우려는 더이상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 역시 당분간 하락보다는 상승에 무게가 실릴 가능성이 커졌다. 여기에 그리스의 정치 리스크를 해결한 유럽연합(EU)이 본격적으로 유동성 공급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지난주 말 영국 중앙은행이 은행에 유동성을 지원하고 신용완화 프로그램을 통해 대출을 확대하는 등 양적완화에 나설 것이라고 밝혀 15일(현지 시간) 유럽과 미국 증시가 상승한 바 있다.
곽병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그리스 총선 결과를 시작으로 이번 주 내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정책 변수들이 촘촘하게 이어진다”며 “그리스 여파로 빠졌던 폭을 감안하면 1,950 선까지 반등하겠지만 유동성 공급이 이어진다면 2,000 선 돌파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 실마리 푸는 이벤트에 불과 진단도
추가 유동성 공급에 대한 회의적인 의견도 있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분석팀장은 “그리스 총선 이전에 주요국들이 대응책을 마련했지만 이번 결과로 유동성 공급을 거두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며 “현재 유동성이 부족하다기보다는 주식이 아닌 안전자산에 몰리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계속되는 한 투자심리가 한순간에 살아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국내 증시가 지속적인 상승보다는 당분간 박스권에 머물 것이라는 의견이 많은 편이다. 이종우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가 1,900 선에서 오르내림을 계속할 것”이라며 “글로벌 경기회복 조짐을 기대할 만한 4분기가 돼야 추가 상승을 예상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