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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이 위험하다]범죄 취약 공원 52%는 ‘어린이공원’

입력 | 2012-06-19 03:00:00

서울 226곳 중 118곳 해당
송파-강서-중랑구에 많아… 방범시설 설치 지침도 없어




경찰은 서울의 공원 50곳을 범죄 가능성이 높은 위험 공원으로 분류하고 있다. 시내 공원 2143곳의 운영실태를 조사한 뒤 위험도 평가를 한 결과다. 서울지방경찰청은 폐쇄회로(CC)TV 등 방범시설 설치 여부와 주변 환경, 주민 이용 정도를 기준으로 취약 공원 226곳을 고른 뒤 이 중 범죄 신고가 많은 50곳을 특별관리 대상으로 정했다.

○ 어린이공원이 범죄에 가장 취약

서울 용산구 새꿈공원과 중랑구 봉화공원, 중구 서소문공원 등은 노숙인들이 공원에 상주하며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리는 사례가 많아 위험 공원에 포함됐다. 매달 112 신고 건수가 50건까지 접수될 정도다.

경찰은 서울 시내 공원 가운데 CCTV가 1개 이상 설치된 곳이 3곳 중 1곳꼴인 715개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관리사무소가 있는 공원도 223개로 10%에 그쳤다. 또 취약 공원 226곳 중 어린이공원이 118곳(52%)으로 근린공원(23%)이나 마을공원(9%)보다 월등히 많았다. 자치구별로는 강남구 서초구 방배구는 취약 공원이 1곳에 불과했다. 생활수준이 높은 지역의 공원이 대체로 안전한 것이다. 반면 송파구(33곳) 강서구(28곳) 중랑구(16곳)에는 취약 공원이 밀집해 있었다.

○ 공원만 늘리고 관리엔 소홀

서울 공원의 상당수가 우범지대로 전락한 데에는 서울시가 무분별하게 공원 수만 늘리고 관리에 소홀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2006년 서울시장에 취임한 오세훈 시장이 ‘디자인 서울’을 정책적으로 추진하면서 서울의 공원은 급속도로 늘었다. 2005년 1812곳이던 공원은 이후 44%가 증가해 지난해 2605곳으로 늘었다.

문제는 관리 부실. 서울시나 자치구별로 공원 관리에 대한 통일된 규정이 아직 없는 상태다. 가로등이나 CCTV 같은 방범시설 설치에 대한 별도의 지침이 없고 공원 규모나 특성에 따른 인력 배치 규정도 없다. 공원 내 CCTV 설치 규정이 없어 자치구의 재정자립도나 민원 유무에 따라 설치 대수가 달라지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중구는 8개뿐이지만 관악구는 107개, 서대문구는 154개나 된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