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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발소리만 들어도 놀라 죽을 지경… 도망치지 말걸”

입력 | 2012-06-19 03:00:00

수갑서 손빼 달아난 전과 17범 41일만에 잡히자 오히려 안도




“차라리 도망치지 말걸….”

40여 일간 도주 끝에 15일 검거된 전과 17범 박모 씨(42). 그는 이날 오후 서울 서대문구 냉천동의 주택가에서 탐문하던 경찰에게 붙잡히자 오히려 고마워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도주 이후 밖에서 발소리가 날 때마다 놀라 잠을 못 자니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라며 “그때 도망치지 말걸 계속 후회했다”고 경찰관에게 털어놨다. 신문과 TV에도 그의 도주 행각이 보도돼 그는 ‘전국구 도망자’ 신세로 살아야 했다.

▶본보 5월 8일자 A14면 전과 17범 ‘수갑 엄살’에 속은 경찰

그는 지난달 5일 강남의 한 술집에서 돈을 훔치다 절도 현행범으로 파출소에 연행됐다. 손목이 아프다고 소리치는 그의 수갑을 경찰이 느슨하게 풀어주자 손을 빼고 달아났다. 불안감에 자수할까 고민했지만 스무 살 이후 모두 합쳐 약 12년의 세월을 보낸 교도소 생활을 다시 하기 싫었다. 도주 중에는 고시원이나 가게 주인 몰래 물건을 훔치는 ‘들치기’ 수법으로 생활비를 충당했다.

경찰은 가족 친구와 연락을 끊고 휴대전화와 컴퓨터도 쓰지 않는 박 씨를 주된 범행 장소인 서대문구 마포구 은평구 일대를 이 잡듯이 뒤지고 난 뒤에야 붙잡을 수 있었다.

▶ [채널A 영상]경찰 CCTV에 잡힌 박모 씨 수갑 탈출 현장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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