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상황에서 우리까지 유기농을 표방할 필요가 있을까요. 남들과 비슷한 우유로는 승부를 낼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으니 모두들 하고 싶었지만 엄두를 내지 못했던 프로젝트를 해야 하지 않을까요.”
발효유 시장 선두 업체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1994년 이후 만년 5위권에 머물러 있는 흰 우유 시장을 재공략하기 위해 이 회사의 프로젝트 팀원들은 머리를 맞대고 토론과 연구를 거듭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이달 1일, 이들은 드디어 목초 급여 중심으로 생산한 우유, ‘내추럴플랜’을 시장에 내놨다.
한국야쿠르트 측은 이 신제품으로 우유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게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동안 원유등급이나 신선도 등 제품 자체에 초점이 맞춰졌던 시장에 젖소 사료, 영양학적 균형 등 근원적 이슈로 관심을 돌리게 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내추럴플랜’은 젖소의 사료에서 옥수수 등 오메가6(포화지방산) 비중이 높은 곡물 사료 비중을 최소화하고 목초의 급여 비율을 높이는데 주력했다. 또 소의 발육과 기능성 성분 함유에 도움을 얻기 위해 사용하는 어분, 우지 등의 동물성 사료를 사용하지 않았다.
이로서 ‘내추럴플랜’에는 일반 우유 대비 오메가3의 함량이 약 2.6배 높아졌다. 일반 우유는 오메가3와 오메가6의 비율이 1 대 10인 데 비해, ‘내추럴플랜’은 1 대 4 이내로 오메가3 비중을 크게 높였다는 설명이다. 오메가3와 오메가6는 우리 몸을 구성하는 필수지방산으로 오메가3는 지방 분해 역할을, 오메가6는 지방 축적 역할을 한다. 이 두 지방산의 비율이 적절한 균형(1 대 4 이내)을 벗어나면 비만을 유발할 수 있다. 또 내추럴플랜 전용 목장의 젖소는 행복할 때 분비되는 호르몬 ‘세로토닌’의 분비량이 일반 농가 젖소에 비해 25%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정길연 한국야쿠르트 마케팅부문장은 “원유 등급 등 품질은 기본이고,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가축의 행복까지 생각한 ‘건강한 먹을거리’라는 모토하에 개발했다”고 강조했다. 가격은 180mL 제품이 2000원, 930mL가 8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