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 빛보다 빠른 중성미자를 발견했다고 밝혔던 국제공동연구팀 오페라(OPERA)는 최근 자신들의 실험 결과를 ‘측정 오류’로 결론 내렸다. 빛보다 빠른 물질은 진정 존재할 수 없는가?(ID: rebi****) 》
김형도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물리학
20세기 초 아인슈타인은 시간과 공간의 개념에 우선해 빛의 속도가 자연의 기본적인 상수임을 밝혔다. 빛이 30만 km를 움직이면 시간이 1초 흐른다. 빛뿐만 아니라 모든 질량이 없는 입자는 광속으로 움직이는 운명을 타고났고, 질량을 가진 입자는 항상 광속보다는 느린 속도로 움직인다.
이에 반해 3종류가 있는 중성미자는 대부분 질량이 전자의 100만분의 1보다도 작고, 이 중 가장 가벼운 중성미자는 심지어 질량이 없을 가능성도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빛보다 빠를 수 있는 입자를 찾는 실험을 할 때 중성미자가 거론되는 것이다.
빛보다 빠른 입자가 있다면 시간여행이 가능하다. 입자 하나와 같은 미시적 세계에서 타임머신이 불가능하다는 증명은 없지만 사람을 태우고 과거로 가는 타임머신은 불가능하거나 요원해 보인다. 시간을 단축시키는 지름길을 이용해 정보를 빨리 이동시킬 수는 있지만 엎질러진 물을 되돌릴 수는 없다. 시간은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흐른다. 엔트로피는 물체의 열량을 절대온도로 나눈 값에서 비롯한 개념으로, 엔트로피가 증가하면 자연계의 무질서한 정도도 증가한다.
만약 우주가 엔트로피가 최대인 상황(무질서함이 최대인 상황)에서 시작했다면 시간의 변화에 따른 차이를 확인하지 못할 것이다. 왜 초기 우주는 낮은 엔트로피로 시작되었을까? 지금 CERN 학회 참석을 위해 유럽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도 이런 질문을 이해하려고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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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도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물리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