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10대 제언’ 그 이후
동아일보가 10회에 걸쳐 연재한 ‘한중수교 20년-미래로 가는 KORINA’ 기획기사. 신세계백화점은 ‘서울과 제주에서 위안화를 자유롭게 쓰게 하자’(3회)는 제언에 대해 29일부터 서울 충무로 본점에서 위안화를 받기로 했다(왼쪽 사진). 또 법무부는 ‘중국인에게 10년 복수비자 허용하자’(4회)는 제언과 관련해 정책 타당성 검토에 들어갔다(오른쪽 사진).
○ ‘코리나’ 실천 아이디어들
중국인들에게 비자 문턱을 낮추기 위해 주무부처인 법무부가 10년 유효기한의 복수비자에 대한 타당성 검토에 들어간 것은 이례적이다. 그동안 법무부는 불법체류자 증가 가능성 때문에 줄곧 중국에 대한 문호 개방에 부정적이었기 때문이다.
‘중국인 유학생 10만 명 한국에 유치하자’(7회)는 제언과 관련해 교육과학기술부는 중국인을 포함한 해외 우수 인재를 유치하는 ‘캠퍼스 아시아’ 프로젝트에 본격적으로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캠퍼스 아시아는 한중일 교육 주무 부처가 인적 자원 교류를 활성화하고 대학 간 네트워크를 구축하자는 프로젝트로 지난해부터 시범사업 중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이번 시리즈는 교육 분야에서 두 나라 간 실질적인 교류협력을 강화하는 데 의미 있는 시사점을 제시했다”며 “학생뿐 아니라 교수들까지 포함시켜 적극적인 상호교류 프로그램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국 유학생 유치와 관련해 한재진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인을 데리고 와서 가르친다고 친한파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양질의 교육 시스템을 만들고 우수한 인재를 유치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인천과 전북 새만금에 중국인 유치할 카지노단지를 짓자’(2회)는 제언과 관련해 인천에서는 활발히 카지노 유치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외국인 큰손들과 인천시 간에는 인천국제공항 주변 지역을 중심으로 복합관광단지 유치 협상 4건이 긴밀히 오가고 있다. 송영길 인천시장은 “인천은 관광사업을 내세운 해외 자본 유치에 가장 유리한 입지를 갖추고 있다”며 “동아일보가 시의적절하게 이런 측면을 잘 짚어줬다”고 말했다.
○ 급변하는 중국, 전문가 육성 시급
8월 한중수교 20년을 앞둔 외교통상부에서는 동아일보 시리즈가 화제가 됐다. 김민철 외교통상부 동아시아FTA추진기획단 중국팀장은 “부서 내에서도 기사를 돌려 보고 내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일과였다”고 전했다. 이규형 주중 한국대사는 “앞으로의 한중 관계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제언이 제언으로만 끝나지 않았으면 한다는 바람도 나왔다. 최경은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책임연구원은 “10대 제언을 중장기 과제로 추진해 구체적인 실행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춘추 중국인유치자율관리위원장은 “최근 갑작스러울 정도로 너무나 많은 중국인이 한국에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며 “당장 하루하루 중국인 관광객을 맞이하는 데 바쁘지만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중국 시장에 대처해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