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부자됩시다]유럽 재정위기 시련에도 올 평균 수익률 6.09%… 중국 펀드 홀로 꿋꿋

입력 | 2012-06-21 03:00:00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반 토막 펀드의 대명사’라는 오명을 썼던 중국 펀드가 유럽 재정위기 상황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펀드평가업체 제로인에 따르면 그리스와 스페인의 위기로 대다수 선진국 관련 펀드가 저조한 가운데서도 중국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6월 19일 기준 연초 이후 6.09%에 이르렀다. 해외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인 3.98%를 훨씬 웃도는 성적이다.

○ 중국 내수 부양에 적극, 소비도 호조

중국 펀드의 성적은 중국 경제사정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일단 전망은 밝다. 중국이 올 들어 감세정책을 펼친 데 이어 6월부터 내수부양에 적극 나섰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7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췄다. 또 이달부터 에어컨과 평면TV에 대한 총 255억 위안(약 4조6200억 원) 규모의 보조금 지급을 시작했고 3분기에는 소형 및 친환경 자동차에 대해 차량 값의 10%를 보조금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박정우 SK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7%대에 그칠 것”이라며 “8%대 성장 목표를 위해 3분기부터 경기부양 정책이 대거 쏟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소비가 늘어날 조짐도 뚜렷하다. 내수 경기의 가늠자로 꼽히는 신규 대출 규모가 올 들어 4월까지 7000억 위안을 밑돌았지만 5월 7800억 위안으로 증가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내수 부양이 일회성 정책이 아니라 장기 과제라는 점을 지적했다. 중국은 내수가 전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7% 선인데 반해 미국 등의 선진국 경제권은 내수 비중이 70%를 웃돌기 때문이다. 전병서 경희대 중국경영학과 교수는 “유럽과 미국의 경기침체에 따라 중국은 수출의 위축을 피할 수 없다”며 “수출 부진을 내수 부양으로 메우기 위해 향후 5년 이상 소비 진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 신규 중국펀드 속속 등장

중국 경제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나면서 자산운용사들도 속속 중국 관련 펀드를 내놓고 있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중국 본토 소비시장에 집중 투자하는 ‘신한BNPP 차이나본토증권 제1호(H)[주식]’을 선보였다. 금융 비중을 줄이고 내수 소비재 관련 산업의 비중을 늘린 점이 특징이다.

ING자산운용 역시 ‘ING내수수혜국내주식펀드’를 내놓았다. 이 상품은 화장품 백화점 의류 등 중국 내수 소비와 관련된 한국 기업에 집중 투자한다. 중국이 내수 진작에 힘을 쏟는 점을 적극 공략한 것이다. 국내 펀드지만 중국 내수 시장이 펀드 성과를 좌우한다.

특히 전문가들은 중장기 수익률을 생각한다면 ‘먹고 입고 마시는’ 업종에 집중 투자한 펀드의 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 전통적으로 중국 내수를 이끈 업종은 자동차와 주택이었으나 2011년을 전환점으로 패션 식음료 화장품 등이 새로운 내수 성장을 이끌고 있다.

그러나 위험요소도 고려해야 한다. 유럽 위기의 심화로 세계 경제가 더 깊은 늪에 빠지면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효과가 예상보다 적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전 세계 증시가 하락세인데 중국 본토 시장만 잘 나가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내수 부양의 효과가 빠르게 나타날지도 불투명하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중국 증시가 여타 해외 증시에 비해 싼 편이고 상대적으로 글로벌 변수에 크게 출렁이지는 않는 편”이라면서도 “내수 부양에 따라 중국 증시가 빠르게 상승하기는 쉽지 않으므로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