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 잔액이 1000만 원도 되지 않는다.”
새누리당 조해진 의원은 6월 세비(1030만 원) 원천징수를 위한 세비공제 동의서 서명에 동참하지 않았다. 조 의원은 20일 “세비를 받지 않으면 당장 어디에서 돈을 끌어다 써야 한다”며 “검찰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받을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선언하는 격”이라고 토로했다. 당 정책위부의장을 맡고 있는 그는 “국회가 안 열렸으니 ‘무노동’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억울하다”면서 “당 지도부가 세비 일괄 반납을 의결할 사안은 아니며 의원들의 자발적 뜻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의 재산은 총선 출마 신고액 기준으로 어머니 집을 포함해 3억2741만 원이다.
새누리당 의원 150명 가운데 6월 세비 공제 동의서에 서명하지 않은 의원은 4명이다. 전날까지는 9명이 동참하지 않았지만 20일 해외 출장 중이거나 연락이 닿지 않은 의원 5명이 추가로 참여했다. 대표적 경우가 정의화 의원이다. 브라질 세계의원총회에 참석한 그는 시차 때문에 뒤늦게 소식을 접하고 이날 동의서에 서명했다. 지급된 세비는 21일 당에 반납하기로 했다. 정두언 의원도 개인적인 일정으로 유럽에 체류 중인데 보좌진의 보고를 받고 이날 오후 “참여하라”고 연락했다.
대선출마를 선언한 이재오 의원 역시 동참하지 않았다. 이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세비를 받는 만큼 열심히 일하고 하루 빨리 국회를 개원시키고 민생을 보살펴야지, 일을 하지 않았으니까 세비를 받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얄팍한 처신”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전국 민생투어도 국회의원 업무의 일환이며 제 형편이 넉넉하지 못하고 수입의 전부가 세비밖에 없다”면서도 “당에서 다 하자고 하면 해야 한다”고 말해 세비 반납의 여지를 남겼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