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친구’ 소재된 조폭 두목 구속되자 5명 자수“우리가 칠성파보다 더 악질”… 조사과정서 당부까지 해
‘칠성파’와 함께 부산 양대 폭력조직인 ‘신20세기파’에 대한 수사가 한창이던 올 4월 10일 부산지검 강력부 최재만 검사실로 전화가 한 통 걸려 왔다. 검찰이 조직 두목 홍모 씨(39)를 4월 초 구속한 직후였다. 스스로 신20세기파 조직원이라고 밝힌 이 사람은 자신이 자수할 테니 두목을 선처해달라고 요구했다.
다음 날에도 프로야구 선수 출신 조직원인 A 씨(24)가 같은 내용으로 자수 의사를 밝혔다. A 씨는 고교시절 부산에서 ‘짱’으로 유명했다. 신20세기파가 신규 조직원을 영입하는 과정에서 “그 유명한 A가 우리 조직에 들어왔다”며 홍보 수단으로 활용했을 정도다. 검찰이 “자수하면 구형할 때 유리할 수도 있다”고 하자 전화를 건 A 씨 등 조직원 5명이 지난달 초순 검찰에 자수했다. 신20세기파는 영화 ‘친구’에서 배우 장동건이 행동대장 역할을 한 조직으로 조직원만 120여 명에 이른다.
B 씨 말대로 검찰에 적발된 신20세기파의 죄질은 불량했다. 검찰 수사 결과 두목 홍 씨 등은 지난해 10월 경북 경주시 모 사찰 분쟁에 개입해 잠자던 승려들을 습격해 무릎뼈 분쇄 등 전치 9∼12주의 상처를 입혔다. 2009년 11월에는 경남 밀양시 S조합장 선거에 개입해 C 후보자를 집단 폭행했다. C 후보자는 전치 8주 진단이 나왔다. 이 사건으로 C 씨는 선거운동을 하지 못해 낙선했다.
검찰은 20일 두목 홍모 씨 등 11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구속 기소하고 행동대장 K 씨(31) 등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 [채널A 영상]‘영화 속 그 조폭’ 부산 신20세기파 두목 등 15명 검거
윤희각 기자 to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