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근두근 자동차톡!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차를 그저 굴러가는 쇳덩어리로만 보지 않는다. 이들은 세상에 존재하는 기계 가운데 아름다운 여체(女體)에 비견되는 물건은 오로지 자동차뿐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평생 한번쯤은 자신의 드림카를 운전하는 꿈을 꾼다.
축구와 군대 이야기를 빼고 남자들을 수다로 밤 세울 수 있게 만드는 가장 확실한 소재 자동차. 남자들에게 자동차는 ‘사람들의 꿈을 구체적으로 실현한 물건이며, 세상에서 가족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유일한 기계’이다.
길에서 첫사랑을 만나는 것보다 꿈에 그러던 자동차를 만났을 때가 더 떨린다는 한 자동차 전문기자가 지난 1세기 지구상에서 벌어졌던 차와 관련한 무궁무진한 이야기보따리를 책으로 풀어냈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자동차를 산업이나 경제적 수치, 기술로만 보지 않고, 그 속에 담겨진 역사와 문화, 인물, 철학, 뒷이야기를 어지간한 소설책보다 재미있게 엮었다는 점이다.
저자는 자동차에 흠뻑 빠져 유년기를 보낸 ‘1세대 오토모빌 키드(Automobile Kid)’인데다, 13년째 현장에서 기자로 일하며 세계 각지의 자동차문화를 직접 경험해왔다. 때문에 그의 이야기는 살아 움직이는 물고기처럼 생동감 넘치고 막힘없이 유연하며, 소재 면에서도 방대하다. 자동차에 관해 이렇게 깊이 있고 유쾌하게 떠들어줄 수 있는 칼럼리스트가 한국에도 있다니 감사할 따름이다.
자동차가 궁금하지만 수많은 차 이름과 전문용어, 복잡한 수치들에 기가 질렸던 사람이라면, 소설처럼 쑥쑥 읽히는 자동차 교양서를 기다려온 사람이라면 당장 일독하기를 권한다. 장담하건데 차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독자라면 첫 페이지를 열어 마지막장을 덮는 순간까지 책을 손에서 놓기 힘들 것이다.
◇두근두근 자동차톡!/ 김우성 지음/ 1만5000원/ 320쪽/ 미래의창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