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20’ 환경회의 기조연설… GCF 사무국 유치 의지 밝혀
‘리우+20’ 환경정상회의 참석차 브라질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연내 목표로 추진 중인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 유치를 위해 적극 나섰다.
이 대통령은 이날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이 녹색성장 전략과 재원, 기술로 연결된 ‘그린 트라이앵글’이 유기적으로 작동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대한민국은 이 트라이앵글이 선진국과 개도국을 넘어 ‘지구촌 모두를 위한 아키텍처’가 되도록 충실히 노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녹색 트라이앵글’을 거론한 것은 △저개발국의 녹색성장 전략을 짜주는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를 국제기구화하고 △녹색기술을 확충하는 녹색기술센터(GTC)를 3월 서울에서 발족시킨 데 이어 △저개발국의 녹색성장을 지원하는 GCF 사무국을 한국에 유치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GCF 사무국 유치 경쟁에는 한국과 독일, 스위스, 폴란드, 멕시코, 나미비아 등 6개국이 나섰으며, 이 가운데 한국의 인천 송도와 독일의 본이 경합하고 있다. 11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승부가 가려질 공산이 크다.
김상협 대통령녹색성장기획관은 “GCF가 한국에 유치되면 세계은행을 워싱턴에 유치한 미국처럼 자부심을 갖게 될 것이고 1000명 정도의 환경 및 금융 전문가가 한국에 상주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리우+20 정상회의 대회장인 컨벤션센터에서는 GGGI의 국제기구 전환에 따른 서명식이 열렸다. 모두 15개국 정부 대표가 협정서에 서명한 가운데 한국과 덴마크, 호주, 노르웨이,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영국 등 7개국은 공여국으로 참여했다.
7개 공여국은 GGGI를 위해 앞으로 3년간 매년 500만 달러씩(한국은 1000만 달러씩) 부담하기로 약속했다. 멕시코도 국내 절차가 완료되면 공여국에 합류할 예정이다.
한편 GGGI의 국제기구 전환을 계기로 한국이 제안한 ‘녹색성장(Green Growth)’이라는 용어가 기존의 ‘녹색경제(Green Economy)’와 본격적인 용어 선점 경쟁에 들어갔다는 평가도 나온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선진국들이 GGGI에 참여한 것은 이 국가들이 ‘녹색성장’이란 용어를 선택한 것과 마찬가지”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녹색성장을 공식 용어로 채택하면서 후발주자인 녹색성장이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헬레 토르닝슈미트 덴마크 총리는 서명식에서 “녹색성장은 녹색 선풍(green sensation)”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리우데자네이루=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