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트겅체첵 담딘수렌 한국외국어대 몽골어과 교수
앞으로도 국제결혼은 계속 늘어 한국인과 몽골인이 결합한 가정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인의 국제결혼에서 중국인과 몽골인 배우자는 과반 이상을 차지하는데, 같은 동양권 문화와 외모적 유사성 때문에 국제결혼이라는 의미가 크게 부각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인과 몽골인이 사돈을 맺고 안정적인 가정을 이루면서, 다른 어떤 민족보다도 잘 어울릴 수 있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한국과 몽골은 지리적으로 중앙아시아와 동북아시아라는 비교적 가까운 위치에서 수천 년을 이웃해 왔다. 문화적 특징에서도 유사한 점이 많다. 두 나라 국민은 몽골로이드족에 속해 생김새와 신체적 특성까지 유사하다. 한국인들 속에 몽골인이 섞여 있어도 잘 구별하지 못할 정도로 외모적으로 비슷한 점이 많다. 몽고점을 가지고 태어나고 성격이 대체적으로 유순하며 겸손한 공통점이 있다.
한국은 35년의 일제강점 시기를 겪었으며, 몽골은 청나라 지배하에 220년을 지냈다. 그런 시기를 겪으면서 양국 국민이 남을 대하는 개념과 사고방식에 비슷한 부분도 생겼을 것이다. 큰 특징은 남과 조화를 이루려는 경향이 있고, 나를 앞세우기보다는 협력하려는 경향이다. 이렇게 역사적 문화적인 면에서 많은 유사점을 가지는 나라들이기 때문에 한국인과 몽골인이 화목한 가정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가정에서 자란 자녀들은 두 나라의 문화를 함께 접하면서 부모의 나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살 수 있을 것이다.
이주민이 한국에 정착하는 초기 과정은 그들 자신의 미래와 후손의 삶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한국사회에서 결혼 이주민과 관련해 나타나는 여러 현상을 면밀히 조사하고 연구하면서 적절한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위해서는 이주민뿐만 아니라 그 자녀에 대한 관심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에는 귀화한 몽골 여성이 경기도의회에 입성하기도 했다. 작은 예에 불과하기는 하지만 몽골인의 한국 사회 적응이 긍정적인 결과를 맺은 것이 아닐까 싶다. 앞으로 사회 다방면에서 한국인과 어울려 활발히 활동하는 이주민이 차차 늘어날 것이라고 본다.
어트겅체첵 담딘수렌 한국외국어대 몽골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