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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코리아/어트겅체첵 담딘수렌]늘어나는 한국男과 몽골女 국제결혼

입력 | 2012-06-22 03:00:00


어트겅체첵 담딘수렌 한국외국어대 몽골어과 교수

세계적으로 이민이 증가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결혼을 통해 이민하는 여성이 늘고 있다. 한국과 몽골이 1990년 외교관계를 맺은 뒤로 민간 차원에서도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져 한국으로 오는 결혼 이민자 수가 대폭 증가했다. 한국 남성과 결혼한 외국 여성 중 몽골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중국 베트남 필리핀 다음으로 많다. 통계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몽골 여성들이 세계 80여 국가의 6000여 명과 국제결혼을 했는데, 그중 4000명가량은 한국인과 결혼했다고 한다. 몽골인의 국제결혼에서 한국이 65% 이상을 차지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앞으로도 국제결혼은 계속 늘어 한국인과 몽골인이 결합한 가정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인의 국제결혼에서 중국인과 몽골인 배우자는 과반 이상을 차지하는데, 같은 동양권 문화와 외모적 유사성 때문에 국제결혼이라는 의미가 크게 부각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인과 몽골인이 사돈을 맺고 안정적인 가정을 이루면서, 다른 어떤 민족보다도 잘 어울릴 수 있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한국과 몽골은 지리적으로 중앙아시아와 동북아시아라는 비교적 가까운 위치에서 수천 년을 이웃해 왔다. 문화적 특징에서도 유사한 점이 많다. 두 나라 국민은 몽골로이드족에 속해 생김새와 신체적 특성까지 유사하다. 한국인들 속에 몽골인이 섞여 있어도 잘 구별하지 못할 정도로 외모적으로 비슷한 점이 많다. 몽고점을 가지고 태어나고 성격이 대체적으로 유순하며 겸손한 공통점이 있다.

다만 한국인은 정착생활을 해왔지만 몽골인은 유목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생활양식 차이는 있다. 한국인이 농업을 업으로 삼았기에 반복적인 일을 하면서도 부지런한 데 비해 몽골인은 유목생활의 특징상 자유롭고 느긋한 편이 됐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인이 서로 힘을 합쳐 협동하는 모습은 장점이라 할 수 있겠다. 그리고 한국은 유교사상, 몽골은 불교사상에 따라 교육받았기 때문에 가정교육과 사고방식이 다르기도 하다. 하지만 두 나라 모두 가문과 가업, 전통을 잇는다는 이유로 남아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래서 몽골 여자는 다른 나라 여자에 비해 남편을 존중하고 의지하는데, 이런 점이 한국 여자와 비슷해서 한국 남성이 몽골인 여성을 더 선호하기도 한다.

한국은 35년의 일제강점 시기를 겪었으며, 몽골은 청나라 지배하에 220년을 지냈다. 그런 시기를 겪으면서 양국 국민이 남을 대하는 개념과 사고방식에 비슷한 부분도 생겼을 것이다. 큰 특징은 남과 조화를 이루려는 경향이 있고, 나를 앞세우기보다는 협력하려는 경향이다. 이렇게 역사적 문화적인 면에서 많은 유사점을 가지는 나라들이기 때문에 한국인과 몽골인이 화목한 가정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가정에서 자란 자녀들은 두 나라의 문화를 함께 접하면서 부모의 나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살 수 있을 것이다.

이주민이 한국에 정착하는 초기 과정은 그들 자신의 미래와 후손의 삶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한국사회에서 결혼 이주민과 관련해 나타나는 여러 현상을 면밀히 조사하고 연구하면서 적절한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위해서는 이주민뿐만 아니라 그 자녀에 대한 관심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에는 귀화한 몽골 여성이 경기도의회에 입성하기도 했다. 작은 예에 불과하기는 하지만 몽골인의 한국 사회 적응이 긍정적인 결과를 맺은 것이 아닐까 싶다. 앞으로 사회 다방면에서 한국인과 어울려 활발히 활동하는 이주민이 차차 늘어날 것이라고 본다.

어트겅체첵 담딘수렌 한국외국어대 몽골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