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NLL 침범해도 공격금지”에 적함들, 아군 향해 포 조준 시작
21일 오전 해군 인천해역방어사령부에서 열린 제1연평해전 기념행사에서 당시 2함대사령관이었던 박정성 예비역 소장과 당시 전대장 오승규 예비역 소장, 당시 상황실 근무자 최영식 예비역 대령(왼쪽 사진 앞줄 오른쪽부터)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제1연평해전이 벌어진 1999년 6월 15일 서해 연평도 인근에서 북측과 교전을 벌이는 모습. 인천=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이날 행사에는 13년 만에 처음으로 박정성 소장을 비롯해 전대장이었던 오승규 예비역 소장, 상황실에서 전투 상황을 모두 지켜봤던 최영식 예비역 대령 등 당시 지휘관들이 참석했다. 청중의 상당수는 6·25전쟁 당시 소년병으로 참전해 북측과 싸웠던 국가유공자들이었다. ‘역전의 용사’ 선후배가 한자리에 모인 셈이다. 제2연평해전 당시 전사한 윤영하 소령의 아버지이자 해군 예비역 대위인 윤두호 씨(70)도 함께 자리했다.
이날 행사에서 강연을 한 박 소장은 당시 상황을 회상하며 “6월 6∼8일에 북한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하며 도발해 왔지만 우리 군의 대응을 의식해 공격하지 못했다. 김대중 정부가 군에 ‘북한이 NLL을 침범하더라도 선제공격 하지 말라. 교전이 벌어지더라도 확전은 안 된다’는 지시를 내린 사실이 보도된 후 북한의 군함들이 포를 우리 군함 쪽으로 조준하기 시작했다”며 “당시에는 북한군의 기습공격이 얼마든지 예상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행사가 끝난 뒤 한자리에 모인 당시 지휘관들은 최근 제2연평해전에 관한 임동원 당시 대통령외교안보특보의 발언을 비판했다. 임 전 특보는 최근 “제2연평해전의 책임이 우리 해군에도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물의를 빚었다.
참석자들은 방어사령부 식당에서 해군 수병들과 함께 3000원짜리 식사를 하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행사를 주최한 전석환 건국회 황해도본부장은 “나라를 위기에서 구할 수 있는 것은 튼튼한 국방력인데 이 점을 잊고 있는 것 같다”며 “고급 전술을 구사해 대승을 거뒀고 6·25전쟁 이후 최대 사상자를 낸 제1연평해전이 잊혀지고 있어 더더욱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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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