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요원 할머니에 집단 폭언… 가해 중학생들 비난 쏟아져“할머니 돕자” 성금 44만달러
한 학생이 캐런 클라인 씨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치고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 사진은 클라인 씨에게 한 학생이 폭언을 하는 모습. 유튜브 화면 캡처
18일 촬영돼 20일 유튜브에 올라온 10분짜리 동영상에는 백발의 스쿨버스 안전요원인 캐런 클라인 씨(68)가 4명의 중학생에게 집단 괴롭힘을 당하는 장면이 생생하다. 중학생들은 돌아가며 할머니에게 ‘뚱뚱하다’ ‘냄새난다’는 폭언을 퍼부으며 조롱했다.
할머니가 창문을 바라보며 애써 외면하자 학생들은 할머니 옆구리를 손가락으로 쿡쿡 찌르고 머리를 손으로 툭툭 건드리는 행동도 서슴지 않았다. 한 학생은 할머니의 큰아들이 10년 전 자살한 사건을 빗대 “당신 가족은 당신 곁이 싫어 자살했지”라고 할머니 가슴에 못을 박는 말도 꺼내는 등 패륜행동을 이어갔다. 할머니는 결국 눈물을 흘렸다.
끝까지 참은 할머니의 모습과 인생 이야기가 언론에 알려지자 미국인들은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해 주기 위해 따뜻한 손길을 내밀었다. 할머니는 17년 전 남편을 잃고 20년 동안 생계를 위해 스쿨버스 운전을 해야 했다. 3년 전부터 노령으로 더이상 운전을 하기 어려워지자 스쿨버스 안전요원으로 일하며 연간 1만5000달러(약 1700만 원)의 수입으로 어렵게 살고 있다.
누리꾼들은 할머니를 돕기 위해 거의 하루 만에 44만6000달러(약 5억1000만 원)를 모금했다. 가해 학생과 부모들은 CNN방송을 통해 할머니에게 사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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