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생 3명에게 5년동안 몹쓸짓
지난달 서울 보라매병원의 성폭력상담소인 원스톱센터에 떨리는 목소리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중학교 3학년생이라고 밝힌 A 양(14)은 “2년 전부터 태권도장 관장 임모 씨(40)로부터 성추행을 당하고 있다”며 도움을 호소했다. 임 씨가 도장 내에서 “체중과 가슴 치수를 재야 한다”며 A 양의 옷을 벗기고 다리 찢기를 시킨 뒤 가슴과 음부를 만졌다는 것이다.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면서 임 씨의 과거 행각까지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임 씨는 B 씨(19·여)와 C 씨(19·여)가 중학생이었던 2007년부터 관장 지위를 이용해 상습적으로 성폭행을 저질러왔다. 성에 대한 판단력이 약한 중학생 피해자들에게 “옷 벗는 것보다 살찌는 것이 더 창피하다”며 당연한 듯 옷을 벗기고 몸을 만졌다. 2008년 1월경 경기를 하러 지방에 내려갔을 때에는 “나하고 잠자리를 해야 경기를 잘 치를 수 있다”며 당시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C 씨에게 술을 먹인 뒤 강간했다.
임 씨는 학생들의 휴대전화와 인터넷 아이디, 비밀번호 등 사생활을 관리하며 이성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발견하면 ‘교육을 위해서’라며 각목으로 때리고 성폭행했다. 피해 학생 부모에게는 “제대로 가르쳐 대학 진학까지 책임질 테니 걱정 말고 맡겨 달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임 씨는 A 양이 신고하기 전까지 계속 범행을 저질렀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