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으로 상품 검색을 해보니 연간 보험료와 납입기간, 사망 때 받게 되는 보험금 등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보험료에서 사업비를 얼마나 떼는지는 알 수 없었다. 보험료 지수, 표준순보험료 같은 처음 보는 용어만 나와 있었다. 김 씨는 보험사들이 사업비를 지나치게 많이 책정한다는 신문기사를 본 기억이 떠올라 답답했다.
현재 보험사들은 변액보험을 제외한 보험 상품에 대해서는 전체 보험료 중 사업비 비중을 정확하게 공개하지 않고 ‘보험료 지수’만 공표한다. 보험료 지수는 보험 상품의 위험보험료와 사업비 수준을 나타낸 수치다. 보험료 지수가 155.6%이면 표준순보험료 대비 55.6% 비싸다는 뜻이지만 이 지수만으로는 전체 납입 보험료 중에서 사업비로 얼마나 썼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래픽 서장원기자 yankeey@donga.com
보험사 상품개발 담당 임원 출신인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장성 보험은 보험료가 월 5만 원 안팎으로 비싸지 않아 가입자들이 사업비에는 크게 관심이 없다”며 “보험사들이 보험료 지수만 공개하는 것은 소비자들의 이런 무관심을 악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두철 한국보험학회장(상명대 금융보험학부 교수)은 “상품 공시는 기본적으로 소비자들이 보험 상품을 이해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지금처럼 보험료 지수만 공표해서는 소비자들이 이해하기 힘들기 때문에 좀 더 알기 쉽게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